▶ 이용자에 맞는 전투력 조합, 난코스는 AI가 공략법 알려줘
▶ 업계 “내년이 AI 원년” 전망, 게임 개발에도 주도적 역할
헤드폰 마이크에 대고 약물을 부르는 주문을 외우자 빨간 병이 떨어진다. 재빨리 낚아채 앞에 있는 몬스터에게 던져 해치운 뒤 다음 장소로 향한다. 이번에 등장한 몬스터는 어제도 이기지 못해 게임을 끄게 만들었던 괴물이다. 공격이 먹히지 않아 짜증이 날 때쯤 게임 속에서 “아직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이 있으니 꺼내세요”라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조언대로 해 몬스터 죽이기에 성공하니 새로운 장소가 펼쳐진다. 이용자들 사이에 공유되는 게임 공략법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곳이다. 신선한 그래픽이 흥미를 돋워준다.
간단한 게임인 듯 보여도 이 속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들이 녹아 있다. AI가 없다면 이용자가 외치는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고 매번 좌절하는 곳을 게임이 기억하지 못한다. 적당한 시점에 필요한 조언을 건네는 것도, 뻔한 게임이 되지 않도록 무수히 새로운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도 AI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내년은 AI 기술이 실제 게임에 적용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게임에서 AI는 크게 ▦게임 개발을 돕는 기술 ▦게임 플레이를 돕는 기술로 나뉜다. 우선 인간 게임 개발자를 대신하는 AI다.
지난달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에서 김홍규 넷마블 부사장은 “AI가 게임을 만드는 시스템이 내년이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일일이 그래픽을 만들어 넣지 않아도 게임 특성을 이해한 AI가 스스로 적합한 그래픽을 씌우는 식이다. 지금은 캐릭터 5명의 목소리를 위해 성우 5명이 필요하지만 음성 인식·합성 기술이 발달하면 성우 1명의 음성을 변환해 다양한 캐릭터 목소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게임 플레이를 돕는 AI의 가장 큰 목적은 이용자가 게임을 그만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가 지루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적절히 도와주는 AI”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섬 개척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는 수많은 섬이 등장하는데 게임이 자동으로 창조한 결과물이다.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 이용자의 취향, 구동 방식에 맞춰 개인화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고, 무한에 가깝게 새 도전 과제를 만들어 주게 된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중 ‘무한의 탑’이란 던전(게임 속 특정 장소)에는 이용자와 대전하는 AI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캐릭터는 대략 50개 정도의 스킬을 조합해 최적의 선택지를 골라 싸운다.
앞으로는 이용자 실력을 빠르게 파악해, 흥미롭게 대결할 수준의 전투력을 갖춘 AI 캐릭터를 등장시켜 흥미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음성으로 주문을 외워 마법을 쓰거나(인 버비스 버투스) 우주선을 조종하는(스타트랙 브릿지 크루) 게임 등 음성 인식 AI 활용 사례도 늘고 있다. 실력에 따라 적당한 상대방을 연결(매칭)하고 불법 프로그램을 자동 차단하는 등 이미 널리 쓰이는 기술은 갈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음성 인식은 정해진 발음만 알아듣는 게 아니라 감정, 의도도 파악해 대답하는 기술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 AI가 서투른 조작이 감지되면 게임 이용자에게 해결법을 알려주고, 특정 단계에서 아이템에 의존하는 사람이라면 적절한 아이템을 추천하는 등 게임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AI가 속속 적용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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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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