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좋아지면서 직원대우 후해져
▶ 항공사들, 할인·직항편·좋은 좌석 등 대기업 잡기 위해 특별대우 제공
알래스카 항공이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 마련한 아마존 직원 전용 체크인 창구. 항공사들이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직원들의 출장길 편의를 위한 특혜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Ruth Fremson - 뉴욕 타임스]
기업의 업무상 출장 담당부서장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경비였다. 가능하면 돈을 덜 들이고 출장을 다녀오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가 좋아진 요즘 그 추세가 좀 바뀌고 있다. 직원들의 출장길이 되도록 편안하도록 담당 매니저들이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비행기 여행이 얼마나 진이 빠지는 일인지를 감안한 것이다. 기내는 대부분 만석이어서 사람들로 붐비고 좌석은 좁으며 보안검색 받느라 허둥대고 나면 출장길은 고생길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출장에서 직항 대신 경유하는 비행기 노선을 택하면 돈은 절약된다. “하지만 그 직원이 비행기 타고 오는 동안 너무 지쳐서 일을 못한다면, 혹은 출장으로 탈진해버린다면, 여행경비 절약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고 앤드류 시바크만은 말한다. 그는 여행업계 뉴스와 연구 사이트인 스키프트의 출장담당 부장이다.
2016년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기업이 업무상 출장과 관련, 항공사와 계약을 맺을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비용이다. 하지만 앞으로 항공사들과의 협약에서 출장객이 얼마나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가가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업의 출장 담당부서장들은 입을 모은다.
“직원들이 출장을 가면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돈만 중시할 게 아니라 직원들이 일을 잘 하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지요.” 시바크만은 말한다.
그런데 편안한 좌석, 좋은 식사, 빠른 Wi-Fi를 제외하면 비행기 안에서 제공해줄 수 있는 뭔가 혁신적인 것은 별로 없다고 그는 말한다. 반면 비행기 밖에서는 항공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특전들이 꽤 있다. 예를 들면 다른 항공사에서 마일리지 적립으로 확보한 고객 지위를 매치시켜 준다든지 공항 라운지 이용권을 준다든지 좌석을 업그레이드 시켜주거나 비행기 스케줄을 중간에 바꿔야 할 때 즉각 도와준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직원을 지구 저편으로 보내놓고는 나 몰라라 한다면 회사와 기업문화에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런 배려는 단순히 VIP 대접 그 이상이라고 코넬 대학 호텔행정대학의 매리 타바치 명예교수는 말한다. “직원이 여행 중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출장 가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출장비 및 출장정책 분석가인 크리스 새비는 직원들이 이직하지 않고 회사에 남도록 만드는 데 출장이 중요한 부분이 된다고 말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 협회가 지난해 가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모든 업무 목적 여행객들의 79%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 출장객의 88%는 업무 관련 여행에서의 경험이 일에 대한 전반적 만족감에 영향을 미친다.
업무 상 출장 직원들에게 특전을 준다는 것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 특혜의 대상을 누구로 할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출장담당 부서장의 몫이라고 새비는 말한다.
“회사 중역들일 수도 있고, 출장을 가장 많이 다니는 부서 직원들이 될 수도 있고,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부서 직원들이 될 수도 있지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댄 랜드슨 대변인은 사우스웨스트가 업무상 출장이 많은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높여왔다고 말한다. 각 기업들의 출장 담당 직원들과 만나 그 회사의 출장현황을 분석하고 회사별로 맞춤형 여행 플랜을 제시해주는 팀이 처음 30명이었던 것이 불과 1년 반이 지난 지금 8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예를 들면 기업에 할인 가격을 제시하거나 출장 직원이 다른 항공사에서 적립한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맞게 특별대우를 해줄 수도 있다.
목적지로 직접 가는 직항 노선은 여행시간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출장 직원들에게는 다른 어떤 특전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랜드슨은 말한다.
지난 2017년 6월 사우스웨스트가 신시네티 공항 출발 노선을 신설하기 전, 항공사측은 포춘 500데 기업들 중 그 지역에 있는 여러 기업들 그리고 일반 다른 기업들의 출장담당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출장을 언제 어디로 가는 게 가장 많은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기업이 크든 작든 각 회사가 직원들 출장길이 보다 편해지게 개선하도록 항공사가 도울 길은 많다고 랜드슨은 말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는 수많은 기업들이 가주 내 출장을 보내는데 직원들은 이 경우 출장을 당일로 끝내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 사우스웨스트는 그런 요인들을 고려해서 노선 플랜을 짠다고 그는 말한다.
알래스카 항공의 판매담당 부사장인 데이빗 오펜하임에 의하면 기업의 출장담당 부서 매니저들은 세가지를 중시한다. 첫째는 비행 스케줄. 가야 할 시간에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 스케줄이다. 둘째는 가격과 편안함. 출장 가는 직원들이 편안하면서도 좋은 가격이다. 셋째는 특혜. 비행기 여행에 수반되는 번잡한 것들을 직원들이 좀 덜 겪도록 도와주는 특혜이다.
알래스카 항공은 3년 전부터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에 대해서는 특별 체크인 통로를 마련했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는 아마존 직원들을 위한 체크인 통로를 추가했다.
항공사들은 기업들을 고객으로 잡기 위해 창의적인 특혜와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항공사는 LA 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대해 타주에서 가는 출장 직원들에게 좌석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식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출장 중 비행 경험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업무 상 여행업계 전문 사이트인 비즈니스 트래블 뉴스는 18개월 전 여행자 행복지수라는 무료 온라인 도구를 개발했다. 자사 직원들이 출장 가서 경험한 느낌들을 알아보기 위해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도구이다. 출장 갈 때 무엇이 중요한지, 회사가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 지를 묻는 질문들에 이제까지 약 1000명이 응답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직원들이 어떤 경험을 하며 어떻게 느끼는 지를 상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도구는 원래 기업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업무상 출장 관리 회사들과 컨설턴트들도 점점 많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즈니스 트래블 뉴스의 엘리자베스 웨스트 편집국장은 말한다.
경비절약에 대한 관심은 경제상황에 따라 오르내리곤 하지만 출장 가는 직원들이 행복하고 생산적이 되는 것은 항상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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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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