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올해 G20에 남아공 대신 폴란드 포함…남아공은 중·러 해군과 합동 해상훈련 ‘맞불’

영화 홍보포스터 앞에 선 멜라니아 트럼프 [로이터]
미국과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남아공 참석을 사실상 불허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남아공에서는 상영되지 않게 됐다.
31일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 세계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가 남아공에서는 유독 상영이 불발됐다.
남아공 배급사인 필름피너티(Filmfinity)는 뉴욕타임스에 "최근 동향을 고려해 남아공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배급사는 최근 동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아공과 미국의 관계 악화가 영화 개봉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현지 영화관 체인인 누 메트로는 "필름피너티로부터 영화 개봉에 대한 권리가 배급사에 있으므로 영화 개봉을 취소하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고 아프리카 뉴스 사이트 '올아프리카닷컴'은 전했다.
앞서 남아공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 막혀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남아공은 일시적으로 G20에서 탈퇴(withdraw)하는 것이며 내년 영국이 G20 의장국이 되면 다시 참석할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부터 남아공이 역사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토지수용법'을 백인 차별이라고 비판하고 백인 농부가 박해·살해당한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5월에는 백악관을 방문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면전에서 남아공의 백인 농부 학살 의혹을 주장하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을 보이콧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의 G20 퇴출까지 시사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2026년 G20 의장국을 맡은 미국은 남아공을 G20 관련 회의에서 배제하고 대신 폴란드를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남아공이 자발적으로 G20 불참 계획을 밝혔지만,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참석을 거부당한 모양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자국이 백인을 학살하고 박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노골적인 허위 정보"라고 반박한 바 있다.
BBC는 이에 더해 "남아공이 2023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키우는 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남아공은 올 초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해군 합동 훈련을 하면서 미국에 '맞불'을 놓았다. 남아공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을 주축으로 한 신흥 경제국 연합체) 회원국이다.
남아공은 또 새해 벽두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양국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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