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지구촌 자유무역체계를 파괴할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
각국 관세에 상응하는 수준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연방의회 입법을 통해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공평한 과세 적용을 원리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와해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지난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수 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릴 수 있는 광범한 권한을 갖는 방안을 참모들에게 요구해왔다”면서 지금은 의회에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에도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각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수준에 대응하는 ‘상호세’(reciprocal tax)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행정명령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참모들의 설명에 법안 통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핵심 분야는 자동차. 유럽연합(EU)은 수입차에 10%, 중국은 25%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2.5%밖에 매기지 않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WTO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인 최혜국 대우, 즉 한 국가에 낮은 관세 혜택을 주면 다른 회원국에게도 동일한 관세를 부과토록 한 방침과 배치된다. 미국이 나라별로 차등해 관세를 부과하려면, WTO에서 탈퇴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통상분야에서 막무가내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WTO 탈퇴도 감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자유 무역을 지지하고 있어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참모들에게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에 따른 대응으로 중국 수입품에 더많은 관세 부과를 독촉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월스트릿 저널도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 침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대응 조치로 3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패키지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케빈 하셋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에게 “(관세 부과) 숫자를 더 크게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재계의 45개 협회들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 중단을 요청했다. 이들은 관세폭탄 대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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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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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정말 너무 불평등하다. 미국이 호구짓 하고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