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러트닉 연락 정황 포함
▶ ‘빌 게이츠 성병 은폐시도’ 주장
▶ 게이츠 측 “완전히 거짓” 반박
▶ 법무부 “문서 식별·검토 종료”
▶ 민주당 “절반은 여전히 은폐”

지난달 30일 새로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 포함된, 여성 위에 엎드린 앤드루 전 왕자의 모습. [로이터]
연방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문건 300만 페이지를 추가 공개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전 왕자가 바닥에 누운 여성의 신체에 손을 대는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있고, 이 외에도 한국 등과의 무역협상 당국자인 하워드 러트닉 연방 상무장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생전 엡스타인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됐다.
영국 BBC방송은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전날 추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앤드루 전 왕자의 사진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전 왕자가 실내 바닥에 누워 있는 한 여성과 함께 찍힌 사진들로, BBC는 사진 속 배경이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전 왕자는 엡스타인의 2008년 유죄 판결 이후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 중엔 2010년 9월 엡스타인이 앤드루 전 왕자에게 26세 러시아 여성과의 만남을 알선하는 이메일도 포함됐다.
BBC는 엡스타인의 알선으로 한 여성이 앤드루 전 왕자와 성적 접촉을 하고 버킹엄 궁 투어와 차를 대접받았다고도 보도해 영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가 왕실 거주지에서 성적 접촉을 주장한 첫 사례다.
법무부가 추가 공개한 문건들에는 미국 정·재계 인사 이름도 대거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현직 장관인 러트닉 상무장관이다. 러트닉 장관은 2005년 교류를 끊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날 공개된 문건에는 2012년 엡스타인과 교환한 이메일이 포함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트닉은 2012년 12월 말 이메일로 카리브해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러트닉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엡스타인과 보낸 시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머스크와 엡스타인이 주고받은 이메일도 있었다. 머스크는 2012, 2013년 ‘당신 개인 소유 섬을 방문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엡스타인에게 보냈다. 머스크는 ‘사정상 섬에 방문하지 못할 것 같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머스크는 “엡스타인이 나를 수차례 섬으로 초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업체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도 등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엡스타인 음모론의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FT에 기고까지 했다. 그러나 NYT는 “엡스타인과 틸은 엡스타인의 사망 전까지 최소 5년간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엡스타인이 틸이 공동창립한 발라 벤처스에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이 “내 섬에 한번 오라”고 보낸 이메일 기록도 있었다. 다만 틸은 “엡스타인의 섬에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엡스타인이 본인에게 전송한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과 혼외 성관계를 한 뒤 성병에 걸려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게이츠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CNN은 추가 공개한 문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000번 이상 언급됐다고 전했다. 추가 공개된 문건에는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의혹 10여 건을 정리한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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