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분야 독점적 지위 이용, 2000년 이후 600곳 기업 인수
▶ 차세대 빅5 등장 막고 덩치 키워, 미국 창업률 40년만에 최저로 뚝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실리콘밸리의 전성기를 이끈 미 정보기술(IT) ‘빅5(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페이스북)’가 유망 신생기업들을 집어삼키며 창업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이 된 ‘빅5’가 IT 산업에 군림하면서 차세대 빅5가 등장할 수 있는 통로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창업률도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기술혁신의 원천이 돼온 산업의 신진대사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2일 연방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창업 1년 미만 신생기업은 41만4,000개로 최근 고점인 2006년의 55만8,000개 대비 26% 줄어들었다.
이들이 미국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통계가 시작된 197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창업률은 금융위기 전만 해도 10%를 웃돌았다.
니혼 게이자이 신문은 메릴랜드대 연구팀을 인용해 2000년 이후 특히 창업이 저조한 분야는 하이테크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IT 빅5가 압도적인 사업기반을 토대로 데이터와 자금·인력자원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IT 창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앞서 공유차량 서비스 업체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신생기업에 대해 불공평할 정도로 독점적 지위에 있다”고 우려했을 정도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도 “높은 잠재력을 가진 기업의 비율은 줄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해 성장할 확률은 과거보다 분명히 낮다”고 지적했다.
신생기업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빅5를 맞상대하기에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신생기업이 유망사업을 시작하려 하면 이들 빅5가 은근슬쩍 가로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아마존이 모니터를 장착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쇼’를 발표했을 당시 시장에서는 아마존으로부터 창업자금 지원을 받은 신생기업 뉴클레어스가 앞서 개발한 제품과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마존은 에코쇼의 독창성을 주장했지만 “아마존이 신생기업에 손을 뻗쳐 기술을 가로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빅5가 유망한 신생기업이 잠재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속속 흡수해버리면서 신생기업의 성장을 통한 창업생태계 구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빅5는 2000년 이후 600곳이 넘는 신생기업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약 200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들은 2010년부터 매년 평균 40곳 이상의 신생기업을 흡수하며 덩치를 키웠는데 이는 미국 창업률이 급격히 꺾이기 시작한 시기와 같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더욱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1~2016년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업 인수시장에서 구글이 가장 많은 신생기업을 인수하며 선두를 달렸고 애플이 3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창업자들은 자신의 회사를 키우기보다 빅5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니혼 게이자이는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창업이 이어져도 빅5의 몸집만 키울 뿐 창업생태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신기술의 대두로 빅5를 능가하는 회사가 생겨야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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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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