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伊, 시칠리아 공군기지 美에 불허…폴란드, 패트리엇 중동 재배치 거부
▶ 佛 ‘美무기 수송’ 이스라엘에 영공 불허…스페인, 美군용기 영공 통과 불허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동조해 중동 전쟁에 개입하는 것에 잇따라 선을 그으며 대서양 양안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지난 30일 미국 군용기의 스페인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한 데 이어 이탈리아, 폴란드, 프랑스도 중동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는 조치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탈리아의 경우 미국이 이란과 전쟁 중 시칠리아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불허했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최근 다수의 미군 항공기가 시칠리아 시고넬라 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중동으로 비행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거부했다.
이탈리아 군 당국은 미국이 요청한 비행 계획이 양국의 협정이 정한 정례적 운항이나 군수 지원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양자 조약을 넘어선 미국의 이탈리아 군 기지 사용은 의회 승인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의 요청은 미국의 항공기들이 이륙한 뒤 이탈리아 측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는 2016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공습 당시 방어적 목적으로 미국에 시고넬라 기지 사용을 허용한 적이 있다.
폴란드는 자국에 있는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중동에 보내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동맹국들은 이곳에서 우리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패트리엇을 재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적었다.
폴란드 일간 제치포스폴리타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비공식 논의에서 폴란드가 보유한 패트리엇 시스템 2대 중 1대와 패트리엇 발사용 미사일을 중동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폴란드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생산하는 패트리엇 시스템을 작년 12월 배치해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중부지역 방어에 쓰고 있다.
미국과 걸프국들은 중동전쟁이 한달 넘게 계속되면서 무기 재고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전쟁 기간 패트리엇용 PAC-3와 GME-T 등 요격 미사일이 최소 2천400발 발사됐으며 전쟁 이전 걸프국들의 요격 미사일 재고는 2천800발 미만이었다고 전날 보도했다.
프랑스는 이란 전쟁에 사용될 미국 무기를 수송하려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을 불허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이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미국은 이란을 공습한 뒤로 유럽 주요국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판하며 전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거듭 압박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나토가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일의 사태 때 주둔권을 주기 때문"이라며 "스페인 같은 나토 회원국은 기지 사용을 거부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과 공군기지 사용 요청을 거부한 유럽 동맹국들을 향해 "뒤늦은 용기라도 내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라. 그리고 그것(석유)을 가져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선 "프랑스라는 나라는 군수 물자를 실은 채 이스라엘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프랑스 영토 위로 날아가는 걸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는 매우 성공적으로 제거된 '이란의 도살자'와 관련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면서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 게시글에 놀랐다"며 "프랑스는 첫날부터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해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동 동맹국의 방어를 위해 전투기나 항공모함을 지원하긴 했으나 이란을 공격하는 행동엔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해 왔다.
프랑스는 본토 남부의 공군기지에 미국의 공중급유기를 수용하면서도 이 항공기들이 이란 작전에 어떤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고 오직 중동 동맹국 방어 지원에만 활용된다는 미국 측 보장을 받아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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