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소서·면접이 성패 좌우한다는데”, 블라인드 채용확대 불안감도 한몫
▶ ‘고졸채용 학생모집’ 학원광고 넘쳐

한국 내 극심한 구직난으로 취업학원에 등록하는 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 다니며 ‘공기업 고졸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18)군은 최근 울며 겨자 먹기로 8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자기소개서 컨설팅 및 면접학원에 등록했다.
지난해 공기업 입사에 성공한 선배가 “요즘 공기업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거 잘 알지 않느냐”며 “함께 입사한 동기들 중 취업 사교육을 안 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말미암은 극심한 구직난과 블라인드 채용 확대에 따른 구직자의 불안감 고조 등이 맞물려 취업 사교육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과거 주로 대학생 및 대학 졸업예정자, 대졸자였던 취업 사교육 시장의 소비자가 고등학생 및 고교 졸업예정자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고졸 채용 준비를 할 때조차도 취업 사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푸념이 흘러나온다.
22일 한국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고등학생의 취업 관련 사교육비는 1,197억원으로 전년(816억원) 대비 무려 381억원(46.7%)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으로 시계열을 넓혀봐도 지난 2013년 418억원, 2014년 516억원, 2015년 669억원 등 증가세는 뚜렷한 양상이다.
취업 사교육 시장의 급격한 팽창은 학생·학부모들의 전언, 사교육 관련 통계뿐 아니라 인터넷상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창에 고졸 채용을 쳐보면 학생모집 광고를 하고 있는 사교육 업체들의 수를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취업 사교육 시장이 부풀어 오른 데는 우선 ‘괜찮은’ 일자리의 부족과 극심한 구직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대구공고’를 나오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골라갈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자리 공급이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취업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도 취업 사교육 시장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교 3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채용 과정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신을 어필해야 할지 막연한 게 사실”이라며 “결국 자소서와 면접이 성패를 좌우한다고들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이와 학교 교사에게만 그것을 맡기기가 못 미덥다”고 말했다.
대학생 취업 사교육 시장은 이미 팽창할 대로 팽창한 상태다. 취업 사교육 한 번쯤 안 받아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초 취업준비생 1,4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는 취업준비비용으로 월평균 27만원 정도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취업 사교육 업체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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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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