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에두와르도 바르가스가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2015 코파 아메리카]
‘남미 월드컵’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 개최국 칠레가 ‘앙숙’ 페루를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칠레는 29일 칠레 산티아고의 나시오날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4강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골잡이 에두와르도 바르가스(나폴리)의 맹활약을 앞세워 한 명이 퇴장당한 페루를 2-1로 꺾었다.
이웃사이인 칠레와 페루는 1879년 남미태평양전쟁을 치르는 등 충돌하거나 자주 대립각을 세운 바 있어 양국 사이에 역사적인 감정의 골이 깊다. 두 팀의 맞대결은 ‘남미의 한일전’이나 마찬가지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두 나라가 4강 이상의 단계에서 맞붙은 것은 1979년 대회 이후 이번이 36년만에 처음이었다. 양팀 선수들은 이날 매우 투쟁적인 플레이로 양국 팬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데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칠레는 예상대로 경기를 지배했으나 페루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에 가로막혀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 초반 득점에 가까운 장면은 페루가 더 많이 만들었다. 전반 9분 헤페르손 파르판(샬케)의 헤딩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았고 8분 뒤에는 카를로스 로바톤(스포르팅 크리스탈)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대 왼쪽 바깥그물을 맞혔다.
팽팽하던 0의 흐름은 페루 수비수 카를로스 삼브라노(프랑크푸르트)가퇴장을 당하며 깨지기 시작했다. 삼브라노는 전반 20분 뜬 공을 걷어내면서 앞에 서 있던 찰스 아랑기스(레버쿠젠)의 등을 걷어차 심판에게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공세의 수위를 높인 칠레는 전반 42분 바르가스가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날)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산체스가 왼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아랑기스의 발에 닿지 않았으나 볼은 오른쪽 골대를 맞은 뒤 바르가스의 발 앞에 떨어졌고 바르가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칠레의 공세에 수세에 몰리던 페루는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루이스 아드빈쿨라(비토리아 세투발)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칠레 수비수 가리 메델(인터밀란)이 문전에서 걷어낸다는 것이 자기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페루의 행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4분 뒤 바르가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뽑았다. 하늘로 높이 솟구치던 볼은 문전에서 뚝 떨어지며 페루 골대 왼쪽에 꽂혔다. 칠레는 환호, 페루는 통곡의 순간이었다. 이후 페루는 실점 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끝내 칠레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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