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내력인지 친정 육형제 모두가 중매로 결혼을 하였다. 거기가 사촌동생 모두다 20번 이상씩 맞선을 보고 나서야 겨우겨우 시집 장가를 갈 수 있는 못난이 계보였다. 셋째 딸에 자부심을 가졌던 친정 어머니는,"너만은 연애해서 수월하게 시집좀 가려나 했더니, 너마저 부모가 결혼시켜 줘야 하느냐?" 친정어머니는 애태우다가 두드러기가 나셨단다. 철딱서니 없는 난, 부모 속 썩는 줄도 모르고 마담 뚜가 펼쳐놓은 좌판에 널린 생선처럼 예쁜 커피숍에 전시되기69번, 오늘은 차이고 내일은 차버리고... 드디어 손만 되면 툭 떨어질 것 같은 늦가을 11월에 매달린 발송이 처럼 대롱대롱 달려 있다가 남편될 사람의 정중한 청혼에 아까운 청춘을 접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선남 선녀가 무어 그리 큰 차이도 없었던 것을, 그저 고생하기 싫어 부모 곁을 못 떠났던 것을 지금도 나는 가끔 참회한다.
자식의 행복한 앞날을 위해 이민오신 많은 분의 자제 분들이 어렵게 공부하여 장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결혼하지 않는, 아니 못한, 과년한 자식들 땜에 고민하는 주위 분들을 보면서,"야, 이건 사회적인 큰 문제구나." 나도 자식 둘이 있어서 앞으로 내 문제도 되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서울처럼 친구들이, 주위 분들이 서로가 서로를 소개시켜주는 경우도 드물고 그 흔한 마담 뚜도 없어 보이고... "하이테크잡이 많아 남자가 많다는데 도대체 어디가야 만날 수 있는 거야?","Bay Area에 여자가 더 많다는데,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는거야?", 그들의 아우성과 절규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결혼은 수고로움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베짜기, 이제껏 보살핌을 받았던 만큼, 가족과 주위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방심하면 단순한 천에 불과한 멈출 수 없는 외길이다. 하지만 결혼만큼 남는 사업이 있을까? 월세 집이 내집으로, 말단사원이 중역으로, 정성들인 만큼 자식은 커나가고, 늙고 병들어도 걱정 없는 노후대책.
중매 세 번은 죽어서도 좋은데 가는 티켓을 준다는 옛말은 그만큼 이웃을 위한 애씀에 대한 표창장일 것이다. 남의 일에 간섭 안 한다는 명분 하에 무관심으로 이웃을 대하는 냉정함보다는 우리 자손들의 일륜지대사라는 커다란 사건에 중매라는 무거운 단어보다 소개 세 번씩은 숙제로 삼아야 한다고 사료하며, 나또한 두 번의 ‘소개’가 남아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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