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음모론자’ 케네디 “백신이 자폐증 유발 안한다는 증거 없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로이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백신 음모론' 신봉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CDC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 안전성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신생아가 생후 1년간 접종하는 B형 간염백신을 비롯해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혼합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검증하는 대규모의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아직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케네디 장관의 논리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충분히 연구됐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라며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CDC 웹사이트에는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문구 자체가 삭제되지 않은 것은 케네디 장관과 상원 보건위원장인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의원과의 합의 때문이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 2월 상원 인사청문 과정에서 캐시디 의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 CDC의 문구를 제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케네디 장관은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추가하는 '꼼수'를 동원해 자신의 지론을 관철한 셈이다.
의사 출신인 캐시디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유아기에 접종하는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라며 "이와 반대되는 주장은 잘못됐고, 무책임하며, 미국인을 더 아프게 만든다"고 반발했다.
캐시디 의원은 상원 보건위원회에 케네디 장관을 출석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오랜 기간 펼쳐왔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이런 주장을 꺾지 않았다.
이후 케네디 장관은 지난 4월 CDC에 백신과 자폐성의 관련성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학협회(AMA) 이사인 샌드라 애덤슨 프라이호퍼 박사는 "백신에 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들이 확산하면 더 큰 혼란과 불신을 초래한다"며 "궁극적으로 개인과 공중보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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