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와 소수민족 아웃리치 강화 주력
한인위한 타민족 커뮤니티와 네트웍·투자 유치
한미FTA·한국이 전용비자법안 추진 등 담당
지난 2015년 4월7일 부임한 이래 2년여 동안 뉴욕한인들과 함께 한 김기환 뉴욕 총영사. 미국이나 한국이나 불확실성의 시대에 글로벌 외교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그의 ‘24시간’ 에 대해 들어본다.
●활발한 에너지 넘치는 뉴욕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 D.C.지만 체감적으로 뉴욕이 수도같다. 금융과 비즈니스의 거점이자 출판, 광고, 미디어, 패션사업의 중심인 뉴욕에는 활발한 에너지가 넘친다. 이곳에서 한인들도 근면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
뉴욕 총영사관 관할은 뉴욕, 뉴저지, 필라, 델라웨어, 커네티컷 5개주이다. 김기환 총영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관장으로써 5개주 주지사, 부지사, 주의회 상하원의장, 뉴욕 시장 및 부시장 등 관할지역 최고위층과 접촉하며 한국과의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작년 여름에 만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90대 고령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포함한 외교정책 전반에 걸쳐 식견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위 인사들과의 접촉도 수시로 하고 있어 우리에게 중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 한국계 지도자인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오, 헬렌 김 시의원, 패티 김 하원의원, 뉴욕 론 김 하원의원, 윤여태 저지시티 시의원 등과 만나 동포사회와 여러 소수민족과의 아웃리치를 강화하고 더욱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소통하고 있다. 민주당 및 공화당 한인 지지자들이 동포사회의 권익신장 및 정치적 신장을 이루기 바란다. ”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지만 새벽 대여섯시면 관저로 걸려오는 전화부터 시작하여 조찬행사, 저녁 모임, 주말에는 공항으로 한국 손님맞이를 가는 등 뉴욕총영사의 일정은 ‘24시간 대기조(?)’ 라 할만하다.
●2세 모임의 중요성
뉴욕에는 크고 작은 조찬 모임이 많다. 김기환 총영사가 오전 7시반에 자주 가는 조찬모임에는 대법관, 칼라일그룹 회장, 골드만삭스 투자자들이 모이며 특히 한국관련 이슈가 제기될 때 직접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릿저널 편집진이나 논설위원, 보도국장 등을 수시 접촉한다.
월가 금용기관들을 만나서 투자유치, 외평채 발행, 거시금융정책, 금리 동향 등 한국의 정책 결정에 참고가 될만한 정보를 알아 본부에 보고하는 일, 금융기관, 지상사들과 정기모임을 통해서 월가와의 접촉, 정보 공유도 한다.
또 KCS, 경제인협회, 평통, 노인단체, 코참 등 한인단체 모임에서 축사를 하는 일도 중요하고 6.25참전용사,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 풀브라이트재단 등 한국에 애착을 지닌 모임에도 소홀할 수가 없다. 부임 2년이 채 안된 김총영사는 생각 외로 많은 한인단체의 이름과 활동상을 폭넓게 알고 있다.
“2세모임이나 펀드레이징 행사에는 바빠도 직접 간다. 미주한인이 220만명, 1965년 개정이민법 이후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50년이 지났다. 1세대와 세대교체가 되어 한창 활동 중인 40~50대 한인들은 차세대가 아니라 현세대다. 이들이 미국에서 성공해야한다. 인도, 중국, 일본, 라틴, 유대인 커뮤니티와 대화와 협력의 장을 마련하여 네트워크 및 투자유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김기환 총영사는 2016년 10월25일 한국과 펜실베니아 운전 상호협정을 맺었고 컬럼비아대학에 한국 석좌교수(소셜 사이언스 부문) 신설에 힘썼고 11월 베테런스 데이 퍼레이드에 뉴욕 공관장 유일하게 참여하여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과 맨하탄 거리를 걸었다. 펜실베니아주 초청 상원 및 하원의원 회의 강연, 뉴욕 석학들을 만나 대미관계 및 한국정부의 입장도 전달했다.
●“성공한 한인들이 모여야”
미국에는 거부 소리를 듣거나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 선 한인들이 제법 있다. 김총영사가 파악한 바로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이종문, 헤롤드 고, 존 김, 권일연, 박화영 등등 160명 정도란다.
“이 분들이 한인사회를 위한 구심점이 될 시기가 됐다. 차이나 석세스클럽이랄 수 있는 중국계 백만장자, 억만장자들의 모임이 있다. 이들은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차별받지 않고 자리잡을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며 미중관계도 원활하게 하고 있다. 예를들면 찰스 B. 왕 커뮤니티 의료재단은 활발한 사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그는 성공한 한인들이 후손들의 발판이 되기를 권한다.
“이 모임 구성원은 100달러 투자하여 1,000달러 가져가려는 분이서는 안된다. 앞에 나서지 않고 한인들이 이민생활에 성공할 수 있게 후원하고 한미관계에도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1세의료인 및 법률가모임 등에 나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미의료협력도 필요하지만 먼저 자생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
김기환 총영사는 뉴욕한인변호사협회로부터 한인사회와 뉴욕시 정부 및 여타 민족사회와의 네트워크 증진으로 공공부문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저절로 생긴 국가관
김기환은 1957년 용인에서 3녀3남의 막내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경기고, 서울법대, 서울법대 대학원, 영국 캠브리지대 국제통상학 석사를 받았다. 1983년 외교부에 입부, 외교관이 된 것은 중소기업 제지공장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다.
“아버님이 법관이 되려느냐 하고 물었다. 국내에서 송사에 매달리는 것보다 국가를 위해 시야를 넓게 보면 어떠냐는 속뜻이 있었다. 법대를 나와 외교관으로도 많이 나갑니다고 하고 답했다.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되어 국가관이 저절로 생겨나더라. 한 나라가 성장 발전하려면 무역이 중요사항이다. 그 관리를 잘 한다는데 보람이 있었다. 저 자신 역마살이 있다고 옮겨다녀야 잘 된다는 말을 들었다. 부모님이 외교관이 된 아들에게 자부심을 가지셨다.”
청년 김기환의 1991년 첫 해외 부임지는 제네바였다. 이곳 UN전문기구에서 2등 서기관으로 다자외교 통상 외교 일을 하며 우루과이 라운드, 북핵협의 등 많은 것을 배웠다. 1990년대 들어 한국이 발전하면서 경제와 통상이 중요한 외교가 되었다. 1994년 통상분쟁을 해결하러 변호사와 함께 WTO에 가서 협상을 이뤄낸 적도 있다.
1994년 주오만1등서기관, 1997년 통일원 인도지원국 지원1과장, 1997년 2012 여수국제박람회유치지원대책반장, 1998년 ASEM비젼그룹 사무국장, 2000년 신흥시장과장, 2001년 주러시아참사관, 2004년 주영국참사관, 2007년 통상법무과장, 2009년 자유무역협정정책국심의관, 다자통상국장, 2011년 주미국 공사를 역임하며 주로 국제통상전문가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워싱턴 DC에서 주미대사관 경제 공사로 3년 반 일하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및 이행, 한국인 전용비자법안 추진 등 핵심 사업을 담당해 왔다. 트럼프대통령이 취임하며 FTA재협상 우려가 나오지만 한미FTA는 한국 미국 모두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협정이므로 현재 한미윈-윈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2011년에야 골프를 시작했고 평소 테니스, 걷는 것, 레드와인을 좋아한다. 김기환 총영사는 89년 결혼한 강지현씨와의 슬하에 1녀를 두었고 딸은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경제학, 통계학, 중국학을 전공한 후 현재 직장인이다.
●불확실성 속에 기회가...
김기환 총영사는 부임 후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난관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묵묵히 직무를 수행 중이다. “35년째 공무원으로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는 중이다. 부족한 점을 느끼면서 변화를 해나가고 전체적 개선을 해 나가는 중이다.”고 말한다.
김 총영사는 한미관계에 있어 뉴욕한인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제하 독립운동과 정부수립, 경제발전에 미군의 역할이 컸고 동포사회 리더들의 역할이 상당했다. 한국은 중진국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라지만 이 속에 도전, 기회가 있다.”
김 총영사는 인터뷰 말미에 28일 설날을 맞아 뉴욕한인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금년은 다른 해에 비해 많이 다릅니다.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한국내 사정도 탄핵사태에 개헌, 대선 정국에 맞물려 새로운 변화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국의 촛불 집회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적 모습에 외신들도 많은 찬사를 보내준 바 있습니다. 우리민족은 역사적으로 위기를 맞아서 오히려 평소보다 서로 잘 단합하여 역경을 극복해낸 저력이 있습니다.
뉴욕 동포사회는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가진 곳입니다. 모국의 발전과 뉴욕사회의 발전은 함께 합니다. 동포 여러분, 정유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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