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이 5일 캐나다 뱅쿠버에서 열린 2015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캡틴 로이드의 두번째 골을 축하하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모간 브라이언(14), 토빈 히스(17) 알렉스 모간(13), 로렌 헐러데이(12), 칼리 로이드(10), 알리 크리거(11).

4년 전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그것도 초반 소나기골을 쏟아 부으며 대파했다.

미국 여자 축구팀이 5일 캐나다 뱅쿠버에서 열린 2015 여자 월드컵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5대2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미국은 여자월드컵에서 3차례(1991년·1999년·2015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독일(2회)을 제치고 역대 최다 우승국이 됐다.

지난 2011년 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에 연장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던 기억을 말끔히 씻어 내는 멋진 경기였다. 이날 미국은 주장 칼리 로이드의 헤트트릭에 힘입어 일본을 완파했다.

로이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7골을 기록해 최다 득점의 영광을 안았다. 또월드컵 결승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과 일본의 결승전은 초반 20분만에 갈려버렸다.

미국은 전반 3, 5, 14, 16분 소나기골을 퍼부으며 일본 진영을 초토화시켰다. 전반 후반들어 안정을 되찾은 일본이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의 몸부름을 쳤지만 전반 초반 실점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골은 골케터 로이드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2분37초 매건 라프너의 코너킥이 낮게 깔리며 일본 골문 앞으로 흐르자 아크서클에 있던 로이드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왼발로 방향을 바꾸면서 골문을 열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전광 석화와 같은 그림 같은 골이었다.

1분여가 흐른 5분 일본진영 왼쪽에서 올린 로렌 헐러데이의 프리킥을앞선 미국 선수가 뒤로 우겨넣은 공이 일본 수비수 손을 맞아 페널티 킥의 상황을 맞는 듯 했다. 하지만 공은뒤로 흘러 역시 로이드 앞쪽을 갔고로이드가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또다시 일본 골문을 열었다.

이어 전반 14분. 오른쪽을 파고들며 센터링 한 공이 일본 수비수 머리를맞고 공중으로 솟자 헐리데이가 침착하게 멋진 발리슛으로 3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4번째골은 로이드의 재치가 만들어 낸 골이다.

미국 진영에서 가로챈 공이 로이드에게 패스됐고 한두차례 드리볼 하던 로이드가 일본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고는 해프라인 지점에서 롱 슛을 날려 추가골을 터뜨렸다. 죽 뻗어가던 공은 뒤로 달려 가던 일본 골키퍼의 손을 맞고 다시 골대를 때린 다음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더이상 일본이 추격을 해오기에는 역부족인 상태까지 간 것이다.

미국이 4골을 성공시켜 여자 월드컵 결승 사상 최다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소나기 펀치를 맞은 일본은 점차 전열을 가다듬으며 4년전 우승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일본은 전반 27분 오기미 유키가 좌측에서 올라온 공을 침착하게 잡아 터닝슛으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집혔다.

후반들어 양팀은 일진 일퇴의 공방을 벌이면서 한골씩을 주고 받았으나 일본이 3점차 경기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경기 종반 일본의 몰아치기 공격이 계속됐으나 경기는 이미 미국의 승리로 굳어져 간 귀였다.

미국과 일본은 201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렸다. 결과는 일본이 3대1 로 우승했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