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승리의 표상’에서 교도소 철창신세…재판과정서 사생활문제 드러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고공판
다리 없는 가장 빠른 ‘의족 스프린터’, 치타 다리를 본떠 만든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로 달리는 ‘블레이드 러너’, 불가능을 뛰어넘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선수…
각종 찬사와 함께 ‘인간승리의 표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끝내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육상계의 ‘살아있는 신화’였다.
1986년 남아공에서 종아리뼈가 없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년도 되지 않아 양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한 뒤 칼날같이 생긴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착용하고 트랙을 달려 ‘블레이드 러너’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대회에 참가해 남자 육상 100m, 200m, 400m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장애인 올림픽에서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올림픽에서 일반 선수와 겨루겠다는 목표를 갖고 노력해 2011년 대구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이듬해 끝내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이뤘다.
그는 "부모님은 내가 꿈꾸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면서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장애인이 아니다. 능력을 갖췄다면 비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기도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들에게 ‘노력하면 꿈을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2012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경주마와 달리기 시합을 벌여 승리를 거두는 등 여러 이벤트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인간승리는 거기까지였다.
피스토리우스는 밸런타인데이인 지난해 2월14일 프리토리아 동부에 있는 자택에서 여자친구 스틴캄프에게 4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같은 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피스토리우스는 집에 강도가 침입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이라며 고의적인 살인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재판과정에서 그가 미녀와 총기를 좋아했고 스피드광이었으며 돌출행동도 잦은 등 사생활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잠자리에 들 때 권총과 자동소총, 크리켓 배트와 야구방망이를 곁에 준비해놓는다고 밝힌 바 있다. 훈련하지 않을 때 그는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폭주했다.
피스토리우스는 6세에 부모가 이혼하고 15세에 모친이 사망하는 등 순탄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팔뚝에는 어머니의 기일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으며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스토리우스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법조계와 일반 시민은 대체로 고의적 살인이 인정될 것으로 점쳤으나 고의적 살인은 무죄, 과실치사와 총기소지 부분만 유죄가 선고돼 "역시 유전무죄"라며 사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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