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씩 되찾아가는 시민 일상, 유족 ‘시민과 1박2일’ 준비
▶ 유족 ‘시민 일상복귀하더라도 세월호 잊혀져서는 안 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4월16일 이후 6개월이 지났다. 15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공식분향소 앞에 걸린 ‘자식은 지겨울 수 없다’는 현수막 앞을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14.10.15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6개월째인 15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을 맞아 ‘학교 스포츠클럽 대회’ 축구 결승전이 열렸다.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누비며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환호성을 터져 나왔다.
경기가 끝나고 수업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썰물처럼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2학년 학생들도 저마다 4개 교실로 돌아가 수업 준비를 했다.
이 학교는 이번 참사로 250명의 학생이 안타깝게 희생된 2학년을 당초 10학급에서 4학급으로 줄여 남은 학생들의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바람에 따라 외부 심리치료 대신 정상수업과 체육활동 등 일상적인 학교생활을 통해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교 정문 주변에 걸렸던 수많은 추모 현수막과 노란 리본도 지금은 모두 치워졌다.
단원고 교직원, 학부모, 총동문회가 내건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단원인, 끝까지 함께 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두 개만 남아 있다.
안산시 곳곳에 각종 단체가 내걸었던 현수막도 대부분 철거됐다.
영동고속도로 안산IC 부근에서부터 안산시청을 지나 단원구 초지동 정부합동분향소로 향하는 약 5㎞ 도로 가로수에 시민들이 내건 현수막만이 눈에 띄었다.
’가족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유족의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열 명이 돌아오지 못했는데 이제 그만 하라니요’, ‘여러분의 자녀는 안녕하십니까’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이로 시민이 바쁜 걸음을 옮겼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상점가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안산소상공인연합회장 송길선씨는 "40%가량이던 창업자 폐업률이 사고 이후 80%로 늘 만큼 힘들었지만 이제 조금이나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절대 잊혀서는 안 될 사건이지만 차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난특별지역 상가 지원대책 마련, 상가연합회 활동 지원, 경영 환경개선 사업비 확대 등을 시에 요구했다.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많이 준 가운데 푸른 가을 하늘에 시민들이 단 ‘특별법 제정’, ‘진상규명’이라고 적힌 거대한 애드벌룬 2개가 떠있었다.
사고 직후 평일 2천여 명에 이르던 조문객은 전날인 14일에는 129명에 머무렀다. 대신 인근 유원지는 소풍을 나온 유치원생과 운동하는 시민이 많이 눈에 띄었다.
전국 150여 곳에 설치됐던 합동분향소도 이곳을 포함, 모두 12곳만이 남았다.
합동분향소 옆 유족 대기실에서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안산 시민과 함께하는 1박2일 캠프를 준비하는 유족 10여명의 손길이 바빴다.
단원고 희생학생 승환 군의 아버지 김모씨는 "지금껏 함께 슬퍼해 준 시민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우리가 마련한 행사"라며 "시민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세월호가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들을 잃은 이모씨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구조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책임져야 될 사람은 누구인지 밝혀서 아들, 딸을 둔 모든 국민을 위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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