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의 요소가 하나도 없는 드라마가 인기다. 이름하여 ‘응답하라 1994’.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넘어간, 삐삐를 차고 다니면서 엑스세대란 이름으로 불리우기 시작한 세대들의 순수했던 새내기 시절의 이야기다.
여주인공 ‘성나정’과 ‘쓰레기’로 불리는 죽은 오빠의 친구, ‘칠봉이’ 라고 불리는 동갑내기와의 삼각관계에서 과연 여주인공의 남편은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에 모두들 드라마에 몰입을 한다.
그러나 나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드라마를 보게 된다. 부모님의 이혼과, 교수 엄마의 재혼이 힘들었던 ‘칠봉이’는 부부 사이가 너무나 좋은 나정이네를 동경하고,‘나정’은 ‘칠봉이’의 이상형이다. 외모적으로 완벽한 ‘나정’과 ‘칠봉이’는 축복받은 부부가 될 수 있겠지만,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상처받은 ‘칠봉이’는, 결혼 후에 그 상처가 표출이 될 것이고, 그 상처를 겪어 보지 못한 ‘나정’이는 이해를 못해서 둘의 이혼 가능성이 아주 높게 보인다.
그냥 오빠 동생의 관계로 멈춰야 할지, 연인의 관계로 끌어 갈 건지 갑자기 선택을 당하게 된 ‘쓰레기’와 ‘나정’이가 결혼을 하면, 남편과 아내라는 관계보다는 오빠 동생의 관계 연장되면서 갈등을 일으켜 이혼까지 갈 수도 있다.
하긴, 1994년만 해도 이혼과 재혼은 신문에서나 보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2013년에 사는 우리는 이젠 밥 먹듯이 이혼과 재혼을 하고, 또 그것을 부추긴다. 삐삐에 메시지 남기고 학보를 우편으로 받아보며 우정과 사랑을 쌓던 우리 세대는 이제 스마트폰을 들고 카카오톡으로 우정을 빙자한 바람을 피운다.
하숙집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생각해 주던 서울 엄마의 마음이 아프도록. 이 드라마가 그 시대 대학을 다니던 엑스 세대, IMF 세대에게 인기를 얻는 건, 이젠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순수함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혼과 재혼이 쉽지 않던 그 시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성적으로 엮이지 않고 순수한 우정으로 존재 할 수 있었던 시대, 돈 보다 삶에 대한 이상과 진리가 여전히 존재하던 시대를 1994년에 대학생이었던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난 그런 시대에 분명히 그걸 누리면서 살았다.
이제 그 순수함이 그립다. 내 아이들의 세대에 그걸 물려주고 싶다. 그러러면 우리는 순수를 찾아 지켜야한다. ‘성’을 쉽게 보고 인간관계를 ‘성’관계로 보는 사람들, 가정에 끼어들어 이혼과 분란을 일으키는 자도 이젠 순수함을 찾아 인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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