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비 CEO, 트럼프에 제안
▶ 미 4대 항공사 중 ‘탑 2’
▶ 합병시 미 시장 3분의 1
▶ 독점 규제로 승인 미지수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로이터]
유나이티드항공이 아메리칸항공과의 인수합병(M&A)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4대 항공사에 드는 양사가 합병할 경우 세계 최대 ‘항공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캇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올 2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아메리칸항공 합병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CEO는 지난 2월25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 리모델링 계획을 논의하고자 모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사 합병안을 직접 제안했다. 다만, 커비 CEO의 제안 이후 양사 합병안과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합병 구상은 호르무즈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인해 항공유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나왔다.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로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올해 15% 하락했으며 아메리칸항공은 27%나 떨어졌다. 아메리칸항공은 현재 약 35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감축해야 하는 등 여러 경영 과제도 안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을 인수하면 유나이티드항공은 미국 최대 국내선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되며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의 보도 이후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11% 급등했고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도 최대 1.3% 올랐다.
관건은 독점 규제다.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은 델타, 사우스웨스트와 더불어 미국의 4대 항공사로 꼽히는 대형 항공사로, 항공기 보유수와 운항 노선수로 보면 미국 1, 2위다. 이 때문에 양사가 실제로 합병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운항 노선 기준으로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의 미국 국내선 좌석 수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또 유나이티드항공의 시가총액은 310억 달러, 아메리칸항공은 74억 달러로 미국에서 양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3분의 1을 넘는다. 블룸버그는 “두 거대 항공사 간의 합병은 심각한 독점 규제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으며 소비자, 정치권, 경쟁 항공사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친기업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하에서도 강도 높은 심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대담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숀 더피 연방 교통부 장관은 최근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딜이 성사되는 것을 좋아한다. 항공 업계에 합병의 여지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형 항공사 간 합병이 이뤄진다면 소비자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일부 자산을 분리·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미국 항공 업계는 델타와 노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탈항공 등의 M&A을 통해 형성됐다. 그러나 합병 추진이 무산된 사례도 적지 않다. 2021년 젯블루와 아메리칸이 추진한 제휴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무산됐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4년 저비용 항공사인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 간의 합병이 저비용 항공업계의 경쟁을 저해한다며 저지한 바 있다. 이후 법원도 바이든 행정부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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