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을 제대로 가려 썼더라면…’ 하는 한탄 비슷한 게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역사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임진왜란 같은 경우가 그렇다. 허다한 인재(人才)가 있었다. 그 인재들은 그러나 대부분 조정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그 전란의 역사를 읽을 때마다 절로 나오는 한탄은 인재를 제대로 기용했더라면 그런 수모를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것이다.
‘지인지감’(知人知鑑)이란 말이 있다.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일컫는다. 치자(治者)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지인지감이라는 게 유교 문화권 동양의 지혜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소인배다. 범용한 군주는 그런데 소인배와 군자를 구별할 줄 모른다. 아니, 소인배를 선호한다. 그 결과는 소인배가 날뛰는 정치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군주가 출현한다. 그러면 충직한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 등용된다. 때문에 치세가 이루어진다.
왜 지인지감이 치자에게 있어 필수 덕목인지에 대한 설명이다. 그래서 중국의 고전에는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같은 것들이 곧잘 소개된다.
그 중 하나가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서인 ‘육도(六韜)’에 나오는 이른바 변간법(辨姦法)으로 ‘팔관법(八觀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여덟 가지 중 하나가 ‘여자를 붙여주어 그 단정함’을 살피는 것이다신문 보기가 민망하다. 벌써 며칠 째인가. 대통령이 미국 순방 외교 중 그 대변인이 일탈적인 행동을 보였다. 음주만취에 성추행이다. 그리고 일이 불거지자 청와대 사람들은 책임전가에 급급한 모습이다. 그 ‘윤창중 사건’으로 뒤덮여 있어 하는 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의 시발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아무래도 대통령의 지인지감 부족, 다시 말해 실패한 인사다.
정권인수위 대변인으로 발탁될 때부터 여론이 비등했다. 그런 윤창중을 감쌌다. 불통 소리를 들으면서 결국 청와대로 함께 입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그 ‘나홀로 인사’가 결국은 화를 불러 온 것이다.
이 지인지감이라는 것이 그렇다. 하루 밤사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현장 수업을 통해 체득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족한 것을 금방 채울 길이 없다.
그러나 제 아무리 뛰어난 치자라도 인사에 100% 성공할 수는 없다. 때문에 사람을 기용하는데 항상 귀를 연다. 인물 추천을 받는데 항상 열려 있는 자세인 것이다. 그것이 인사의 지혜이자 검증 시스템이다.
스스로 사람 보는 안목이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그 검정 시스템을 무시한다. 그러면서 여전히 만기(萬機)를 친람(親覽)하려든다. 그 경우 인사는 자칫 망사(亡事)가 되기 쉽다.
‘윤창준 사건’에서 박대통령은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