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700년께 중국의 고문서에 등장할 정도로 인류와 인연이 오랜 식물 - 마리화나다. 고대 중국의 무속신앙 의식에서 마리화나를 사용했다고 한다.
힌두교 전통에서도 마리화나는 역사가 깊다. 기원전 2000년에서 1400년 사이 힌두 경전 베다에 등장한다. 10세기께 부터 인도에서는 이를 ‘신들의 음식’으로 부르며 힌두교 의식에 사용했다. 마리화나의 향정신성 효능이 종교 의식과 손을 잡은 것이었다.
마리화나, 즉 대마는 쓰임이 많은 식물이다. 열대와 온대 지방에서 재배되어 직물, 로프, 캔버스를 짜는 섬유로 쓰이고, 고대로부터 통증이나 구토 등을 완화시키는 민간 의약품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미국에서도 대마는 인기 작물이었다. 17세기 초 신대륙에 도착한 유럽 이주민들은 낯선 식물인 마리화나의 효능에 즉각 매료되었다. 1607년 제임스타운 정착촌에서 대마를 재배하기 시작해 이후 버지니아에서는 농부가 대마를 재배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릴 정도였다.
그때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 미국의 각 가정에서는 마리화나를 상비하며 두통, 생리통, 치통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썼다. 한국에서 1960년대 까지만 해도 양귀비를 집집마다 화초로 기르고 말려서 약으로 쓰던 것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필요에 따라 소량을 사용하니 부작용으로 인한 문제는 별로 없었다.
평범한 약용작물이던 마리화나가 마약의 일종으로 대접받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금주법 때문이었다. 1920년대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술을 구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뭔가에 취하기 위해 마리화나에 손을 뻗은 것이었다. 마리화나 뿐 아니라 모르핀, 헤로인, 코케인 등이 술 대용품으로 등장했다. 이들 마약은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된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면서 미국의 해묵은 골칫거리인 마약문제를 불러왔다.
특히 1960년대 대중음악인들이 마리화나를 상습적으로 이용하고, 더 나가 마리화나를 찬양하면서 대학생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마리화나를 안 하면 왕따 당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이후 마리화나와 마약의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연방정부는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들을 펼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마리화나를 캘리포니아에서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21세 이상 성인의 마리화나 재배 및 사용을 합법화하자는 주민발의안 19이다. 현재 마리화나는 암이나 에이즈 등 환자들이 의료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를 틈타 불법적 사용이 횡행하는 것이 현실이니 아예 합법화해서 세수도 올리고 관련 범죄도 줄이자는 것이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지금은 암시장에서 청소년들에게도 마리화나를 팔지만 이를 합법화하면 21세 이상에게만 판매할 테니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게 말 대로 될까?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인식의 변화이다. “마리화나는 사용해도 괜찮은 것”이라는 인식이다. 연령제한에도 불구하고 담배며 술을 얼마든지 구입하는 청소년들이 마리화나라고 손을 안 댈 리가 없다.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주민발의안 19만은 필히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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