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대중 수출을 허가한 가운데 미 정부 당국자들이 “중국이 미국산 AI 반도체에 중독되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중국이 AI 반도체 발전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오면 계속해서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을 넓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범용 칩은 적극적으로 수출해 미국산 AI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5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AI반도체보다 한 단계 앞선 반도체를 개발하고 그보다 낮은 사양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addicted)될 정도로 중국에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엔비디아의 블랙웰을 최신형 반도체로, 다음으로 H200과 H100을 그 다음 사양으로 평가하고 H20은 네 번째로 좋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가상자산 차르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중국 화웨이가 중국과 세계의 AI 반도체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엔비디아가 저사양 AI 반도체를 중국과 다른 나라에 팔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을 엄청나게 보조하게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면 그들을 중국의 품 안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색스는 이를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달러에 비유했다. 전세계가 달러를 많이 써 미국이 그 이점을 누리는 것과 같이 미국산 AI칩도 널리 사용하게 해 미국이 이에 파생되는 이점을 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 의회는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H20 수출 재개는 적대국에게 최첨단 기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에 대한 이번 행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중국특별위의 위원장인 공화당 존 믈리나 “상무부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며 “H20은 강력한 칩으로 딥시크와 같은 중국 AI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첨단 AI가 중국 공산당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러트닉 장관은 엔비디아의 H20의 대중 수출을 허가한 것은 최근 중국과의 희토류 수출 재개와 관련한 거래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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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서울경제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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