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토대학살’ 다큐 상영한 이진희•필리스 리온스 교수
■이진희 교수(이스턴 일리노이대 역사학/좌):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간토대학살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을 주관하게 됐다.
간토대학살은 위안부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관심을 받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1980년대 극작가들이 사건을 조명하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에 학문적으로는 처음 연구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다큐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증언하는 사람들에게 사건 당시를 떠오르게 해 고통을 주는 것도 있지만, 증언으로 역사를 밝히는 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 기회를 줘야한다. 지금 한국은 역사왜곡이 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럴수록 감정이 아닌 사실에 기반해 과거를 되돌아봐야한다.
‘한국이 피해자고 일본이 가해자다’ 이런 감정적 대립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역사가로서 사실을 제대로 알리는데 주력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다큐 상영 행사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참가자들의 관심도가 높아 심도 있는 토론이 가능해서 보람도 많이 느낀다.
■필리스 리온스 교수(노스웨스턴대 아시안언어문학): 일본문학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마침 최근에 관동대지진에 대해 수업시간에 얘기를 하고 있던 중이어서 이번 상영이 당시 상황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
특히 간토대학살은 일본내 일반인들이 주동해서 일어난 걸로 알고 알려져 있는데 영상에서 군과 경찰도 참여했다는 증언이 있어 충격적이었다.
나치와 유대인, 베트남전과 미군, 군사정권시절의 한국 등 세계지도를 펴놓고 아무데나 손가락으로 짚어도 그곳 역사를 보면 무자비한 살상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인간은 학살을 일삼아왔다. 그래서 학살에 대한 모든 국가와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
과거를 덮어버리지 말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교육해야한다. 한 사건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변 상황을 함께 설명해야하는데 이번 영상이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
사실 미국내 초중고 교과서에 간토대학살이 명시돼 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으나 역사 교육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임은 분명하다. 역사를 부정하고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시 모든 사람들이 지켜본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데 노력하겠다. <홍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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