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USA가 불량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환불요청에 늑장 대응했다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7일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 법원은 새 승용차의 시동장치에서 결함을 발견한 소비자의 환불요구를 법이 정한 시일인 30일 이내에 해결하지 못한 벤츠사에 대해 총 48만2천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원고 마르코 마르퀘즈(37)는 2005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있는 벤츠 대리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320 신형을 5만6천달러에 구입했으나 구입 직후부터 자주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배터리 교환 등 수차례 수리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됐고 결국 서비스센터도 손을 들자 마르퀘즈는 벤츠사에 환불을 요청했다.
벤츠사는 차의 결함을 인정하고 교환을 제안했으나 마르퀘즈는 더 이상 벤츠를 원치 않는다며 환불입장을 고수했다.
30일째 되는 날 결국 벤츠사가 환불에 동의했지만 마르퀘즈는 환불 절차에 응하지 않고 다음날 벤츠사를 ‘레몬법’위반으로 고소했다.
레몬법(Lemon Law)은 새로 구입한 차에 수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는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고 제조사는 이를 30일내에 해결해야 한다는 법으로, 겉과 속이 다른 레몬을 불량품에 비유하는 말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197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의 처벌강도는 주마다 조금씩 다른데 위스콘신주의 경우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구입가격의 2배와 함께 법정 소송비용 일체를 배상해야 한다.
2007년 1심 재판에서 위스콘신주 법원은 벤츠사가 마르퀘즈에게 20만2천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벤츠사는 이에 항소했다.
2008년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배심원들에게 마르퀘즈가 벤츠사의 주장대로 30일을 넘기기 위한 ‘악의적인 동기’로 시간을 끌었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난해 배심원들은 벤츠사 편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 5일, 위스콘신주 워키샤 카운티 순회법원의 마이클 보렌 판사는 이례적으로 배심원 결정과 무관한 판결을 내렸다.
보렌 판사는 마르퀘즈가 악의적인 동기로 시간을 끌었다는 증거가 없고, 벤츠사가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긴박성을 결여’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벤츠사는 차 값의 두 배에 이자를 합친 16만8천 달러와 변호사비를 포함한 소송비용 31만4천만 달러 등 총 48만2천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마르퀘즈 측 변호인 빈스 메그나는 이 판결이 위스콘신주 레몬법 위반으로 단일차량이 물게 된 최대규모의 보상액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사 도나 볼랜드 대변인은 상고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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