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홀연히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이 마무리되면서 그의 유산 처리와 사망원인 수사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잭슨은 환희와 비극이 점철된 50년 인생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어갔지만 자녀 양육권이나 유산과 관련된 법정공방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되고 그의 사망원인을 둘러싼 의문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유산ㆍ자녀 양육권 행방 = 유산 관리 문제는 잭슨의 어머니 캐서린(79)과 잭슨이 지난 2002년 유언장의 공동집행인으로 지명한 2명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다.
로스앤젤레스법원은 6일 유산 관련 소송 첫 심리에서 잭슨의 오랜 변호사였던 존 브랜카와 잭슨의 친구이자 음반제작자인 존 매클레인 등 두 명의 유언장 집행인을 임시 유산관리인으로 지정했다.
캐서린은 잭슨의 2002년 유언장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달 29일 법원에 자녀 양육권 청구소송과 함께 유산 관리인 지정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일단 공동집행인 2명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브랜카와 매클레인의 유산 관리인 지위는 일단 다음 심리가 열리는 8월3일까지 유지된다.
법원에 제출된 잭슨의 2002년 유언장에 따르면 잭슨의 재산은 세 자녀와 어머니, 자선단체 등을 수익자로 하는 신탁재단에 맡기게 돼 있다.
이 유언장은 잭슨의 재산이 5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낭비벽이 심한 잭슨은 생전에 많은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잭슨이 4억 달러 이상의 빚을 남겼지만, 그의 재산은 빚보다 2억 달러가 더 많다고 보도했다.
자녀 양육권 소송도 이날 예정돼 있었으나 장례식 이후로 늦춰달라는 잭슨 가족의 요청으로 13일로 연기된 상태다.
잭슨은 프린스 마이클 주니어(12), 패리스 마이클 캐서린(11), 프린스 마이클 2세(7) 등 세 자녀를 남겼으며, 이들의 양육권 다툼은 장남 마이클과 딸 패리스를 낳은 데비 로우와 캐서린 사이에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캐서린은 지난달 29일 양육권 청구소송을 제기해 임시 후견인 지위를 부여받았고, 잭슨의 둘째 부인이었던 로우는 언론 인터뷰에서는 자녀 양육권을 주장했지만 아직 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로우가 자신이 낳은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잭슨의 2002년 유언장은 캐서린을 세 자녀의 후견인으로 지명하고 로우에게 어떠한 유산도 주지 않는다고 명시해놓고 있어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 사인수사 처방약에 집중 = 잭슨이 숨지기 직전까지 살았던 LA 홈비힐스 자택에서 강력한 마약성 진정제인 `디프리반’이 다량으로 발견되면서 잭슨의 약물 복용과 사망원인의 관련성을 밝히는데 수사력이 모이고 있다.
일부 디프리반 약병들은 완전히 비어 있었고 처방전 라벨이 붙어 있지 않은 약병들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프리반은 약효가 아주 강력해 마취 전문가들에 의해 투약 되는 약품으로 통상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잭슨에게 디프리반 등 약물을 처방한 의사 5명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처방약과 사인의 관련성을 밝히려고 압수수색영장 3건이 집행됐다고 LA타임스가 6일 전했다. 아울러 연방 마약단속국(DEA)도 잭슨의 사인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잭슨이 숨진 다음 날 실시된 부검결과 잭슨의 사망이 ‘급성심박정지’(sudden cardiac arrest)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를 일으킨 원인을 두고 그동안 여러 추측이 난무했었다.
LA카운티 검시소는 부검 결과 잭슨이 약물을 복용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사인을 정확히 규명하려면 독극물 검사를 포함해 다양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며 최종 부검결과가 나오려면 6∼8주 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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