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900여달러였던 SSI 800달러 남짓으로
“더 깎일지 모른다는 데 어떻게 사나” 걱정
한인 김모(70) 할아버지는 요즘 혼자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시곤 했으나 요즘에는 그런 여유도 사치로 여겨진다. 물가 상승률에 맞춰 해마다 2차례씩 자동으로 이뤄지던 생활보조금(SSI) 인상이 지난해에는 한 차례도 없었을 뿐더러 올해는 아예 SSI가 삭감돼 주머니 사정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여윳돈이 좀 있어야 친구도 만나는데 요즘은 친구 만나기도 겁난다”고 말했다.
한인 노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SSI에 의존해 생활하던 노인들이 보조금 수입이 줄면서 소비를 꺼리고 있다.
올 초만 해도 1인당 900달러 넘게 지급되던 SSI는 최근 금액이 삭감돼 지금은 800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있어야 했던 2차례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3번이나 깎인 셈이다. 여기에 앞으로 SSI 액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노인들의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노인 상담을 주로 하는 박양희 민족학교 의료권익교육활동가는 “노인들에게 있어 5달러는 일반 직장인의 50달러나 마찬가진데 SSI가 삭감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며 “노인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큰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니냐는 불안심리가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업소들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한의원과 미장원 등 업종들 가운데 노인 고객의 비중이 높던 업소들은 노인들의 지출이 줄면서 고객 감소를 겪고 있고 약국들도 메디칼 등 약값 지원 항목 축소로 노인들의 출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타운 내 한 미용실 관계자는 “올 들어 노인 고객들이 확 줄어들었다”며 “경기가 좋을 때는 노인들이 한 달에 한 번씩은 파마나 염색을 하시곤 했는데 지금은 너무 한가하다”고 전했다.
남형각 가주한의사협회 사무국장은 “한인타운 내 한의원 고객의 상당수가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들”이라며 “노인 복지 축소에 따른 영향을 피부로 느끼는 한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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