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이 로저 페더러를 울리고 첫 하드코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페더러를 제치고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나달은 1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벌어진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4시간23분간의 풀세트 대접전 끝 페더러(2위·스위스)를 3-2(7-5 3-6 7-6<3> 3-6 6-2)로 제치고 우승했다.
‘클레이코트의 달인’ 나달이 하드코트에서 열린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대회 남자단식 결승이 5세트까지 간 것은 1988년 매츠 빌란더(스웨덴)가 팻 캐시(호주)를 꺾은 이후 21년 만이다.
나달은 그동안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렌치오픈에서 네 번, 잔디코트에서 펼쳐지는 윔블던에서 한 번 우승했을 뿐 하드코트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는 결승 진출조차 경험해보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페더러를 상대로 5승2패로 앞선 나달은 호주오픈을 제패한 첫 번째 스페인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도 누렸다.
첫 세트부터 서로의 서브게임을 마구 깨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1, 3세트는 나달이 어렵게 따냈고 2, 4세트는 반격에 나선 페더러가 비교적 쉽게 따냈다.
페더러에게는 6-3까지 앞섰던 3세트를 빼앗긴 것이 뼈아팠다. 특히 게임스코어 4-4인 나달의 서브게임에서 0-40, 5-5에서는 15-40까지 리드를 잡고도 끝내 타이브레이크까지 끌려들어 간 장면이 아쉬웠다.
페더러는 4세트를 6-3으로 따내며 승기를 잡은 듯 했지만 5세트 최후의 승자는 나달이었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1-2로 뒤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더블폴트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고 이어서는 백핸드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려 결국 게임을 내줬다.
나달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4-1까지 달아났고 5-2에서는 0-15에서 페더러가 또 더블폴트를 저질러 0-30까지 리드를 잡았다. 이후 듀스까지 끌고 갔으나 이번엔 관중석에서 나온 고함 소리가 페더러에 방해가 됐다. 나달의 공격에 한 팬이 “아웃”이라고 소리쳤고 이에 페더러는 플레이를 멈춘 것이다. 결국 페더러는 매치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날린 포어핸드 공격이 아웃 판정을 받아 분루를 삼켰다.
이날 이겼더라면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컵을 차지하며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페더러는 시상식 때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전날 벌어진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홀수 해 호주오픈 우승 전문’ 서리나 윌리엄스가 59분 만에 디나라 사피나를 6-0, 6-3으로 가볍게 꺾고 우승, 세계랭킹 1위의 자리에 복귀했다. <이규태 기자>
라파엘 나달은 호주오픈에서 하드코트 메이저대회 정상의 꿈을 이뤘다.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가 무산된 로저 페더러가 우승컵을 바라보며 울먹이고 있다.
호주오픈 여자단식 우승자 서리나 윌리엄스가 세계 1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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