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일간 논란 끝에 연장 방송이 최종 결정된 MBC 사극 ‘주몽’
‘주연 송일국, 정운현 MBC 드라마국장. 조연 최완규 작가, 신종인 MBC 부사장. 제작 기간 40여 일.’
MBC 사극 ‘주몽’(극본 최완규 정형수ㆍ연출 이주환)이 연장 방영이 결정되기까지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연장 방영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10월 중순부터 최종적으로 연장 방송이 결정된 28일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최종적으로 연장 방영이 결정되기 직전에는 뜻하지 않은 막판 뒤집기가 펼쳐졌다.
40여 일 동안의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연은 송일국과 정운현 MBC 드라마 국장이었고, 긴박한 순간마다 최완규 작가와 신종인 MBC 부사장 등이 등장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를 펼쳐냈다.
‘주몽’ 연장 방영을 둘러싼 초반 스토리 전개는 최완규 작가의 몫이었다. 연장 방영에 관한 논의가 조심스럽게 이뤄지던 10월 중순, 최 작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연장 방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외주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와 올리브나인도 해외 수출 등의 이유를 들어 ‘연장 방영은 곤란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초반부터 삐걱거리며 출발하는 바람에 ‘주몽’의 연장 방영은 논의 초기 단계에서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MBC가 ‘무조건 연장 방영을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MBC는 공동 집필자인 정형수 작가를 설득하는 한편 외주제작사를 배제하더라도 자체 제작으로 연장 방영에 돌입하겠다는 강수를 던졌다. 초록뱀미디어와 올리브나인은 수세로 몰렸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정운현 MBC 드라마국장은 지난 3일 국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MBC는 ‘주몽’의 연장 방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연장 방영을 선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연장 방영은 기정 사실로 여겨졌다. 그러나 주연 배우 송일국이 전격적으로 반란의 핵으로 떠올랐다. 송일국은 지난 10일 “작품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명분 없는 연장 방영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연장 방영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연 배우의 연장 동참 거부는 사실상 연장 방영 불가였다. 이때부터 정운현 국장의 노력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정 국장은 촬영장을 찾아다니며 송일국 등 일부 연기자들을 설득했다. 연장 방영의 목적이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임을 주장했고 출연진 및 스태프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다. 발품을 파는 드라마국장의 눈물겨운 노력은 감동적이었다.
이야기는 또 다른 ‘조연 배우’의 등장으로 반전됐다. 연장 방영을 거부하던 최완규 작가가 16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재합류를 선언했고, 신종인 MBC 부사장까지 송일국 설득에 나섰다.
최완규 작가도 송일국에게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최고 경영진까지 나선데다가 작품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연장 방영에 동참하기로 했기에 송일국은 ‘사면초가(四面楚歌)’였다. 결국 송일국은 ‘작품의 완성도 제고’라는 명분 아래 연장 방영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주몽’은 이 같은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28일 20회 연장 방영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당초 12월 중순 종영 예정에서 2007년 3월까지 시청자를 찾게 됐다. 고구려 건국에 이어 백제 건국까지 다뤄질 예정이다.
이동현 기자 kulk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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