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 마지막 콘서트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
진정한 음악 들려주고 떠나겠다
조용히 사라지려 했지만 음악을 어떻게 해야 콘서트가 되는지 선배로서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은퇴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전국을 돌며 은퇴 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66)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는 귀가 먹었으니 큰 소리로 질문해 달라고 말문을 연 그는 콘서트란 인간 자체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무대여야 하는데 요즘 음악은 기계화되고 립싱크, 춤 위주라며 은퇴 콘서트를 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 진짜 음악이 뭔지 뚜렷이 선을 그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음악 할 수 있는 친구가 음악을 할 수 없고 진정한 뮤지션이 설 자리가 없다며 은퇴 공연으로 인해 진정한 음악을 하는 친구들에게 목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이 귀여우면 매를 들라 했듯 나는 매를 드는 입장이고 잘못된 것은 냉정히 지적할 의무가 있다며 요즘 한국의 대중음악은 뿌리가 없고 너무 외래문화에 치우쳐 있다고 꼬집었다.
은퇴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신중현은 뒤편에 앉아서라도 진정한 음악을 추구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며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에는 세계적으로 나의 능력을 과시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답했다.
신중현은 은퇴 콘서트 뒤로는 실물로 앞에 나서 하는 공연은 그만 하겠다며 그러나 녹음을 해둔 음원이 많고 아직 해보지 못한 음악도 많기 때문에 음반은 낼 수도 있고 음반을 못 내면 인터넷에라도 노래를 올려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작곡ㆍ작사가로서 은퇴 후 후배들에게 곡을 써줄 생각은 없는지 묻자 그는 시대의 흐름이란 게 있고 그에 맞는 사람이 시대를 장악해야 한다며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보다는 자리를 비켜주고 싶다고 답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찬가를 만들 것을 거부, 한때 활동하지 못한 그는 1970년 전후 한국의 대중음악 수준은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고 일본이 무릎을 꿇을 정도였는데 정권의 탄압으로 맥이 끊겼다며 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국가적으로 손실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이 오늘날 내가 떳떳이 음악을 하는 능력을 줬고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인’ ‘커피 한 잔’ ‘아름다운 강산’ ‘님은 먼 곳에’ 등 수많은 히트 곡을 만든 그는 언제나 노래를 만들고 나면 모자른 것 같아 아쉬웠지만 내 작품을 나름대로 인정한다며 정말 배가 고픈데도 오직 음악을 하겠다던 사람과 함께 작업했고 이제 그런 음악인은 다시 만날 수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내달 17일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펼칠 마지막 콘서트에 대해서는 단독 콘서트를 혼자 2시간 동안 끌고 가는 저력이 나의 주무기라며 출연진도 많고 화려한 쇼적인 면보다는 순전히 나의 음악성만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중현은 지난 7월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은퇴 공연을 펼쳐왔으며 서울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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