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망대
▶ 변만식 <전 워싱턴지구 서울대동창회장>
김충선(金忠善)의 본명은 ‘沙也可加’라 부르는 일본 사람이다. 그는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의 선봉장으로 부산에 상륙하였으나 조선의 문화와 풍속에 매혹되어 군병 3,000명을 거느리고 조선에 투항, 토요토미의 군대와 대항하여 싸우기까지 하였으니 조정에서는 그의 공을 치하하여 김충선이란 이름과 자언대부(정2품하)의 관직을 주고 조선에 귀화시키게 하였다. 이것이 유명한 토요토미의 조선정벌에 반역한 일본 무장 ‘사야카’에 대한 전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설은 사실무근하며 조작에 불과하다 라며 일부 일본 학자들이 그 사실규명에 나서고 있다. 자기나라 일본의 문헌에도 이런 사실이 기록되어 있지 않고 조선이 갖고 있는 일명전쟁(일본사람들이 부르는 임진왜란)에 대한 방대한 자료 중에도 이것을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전황의 진행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이순신의 ‘난중일기’나 ‘조선실록’, 기타 많은 야사나 전설에도 김충선이란 이름을 찾을 길이 없다며 그들 사이에 설왕설래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한국 측의 ‘승정원일기’에는 ‘항왜영장 김충선’ 이란 이름이 나타나있는가 하면 이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모하당문집’ 이라는 것을 내고 그 책에 김충선은 다름아닌 자기의 조상이라 주장하고 ‘사야카’에 대한 행록, 서한, 기타 연보들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놓았다.
요새 한일관계 해빙무드를 타고 이 사야카에 대한 이야기가 친한적 학자나 작가들 손에 의하여 여러 출판물에 나타나게 되고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되어 경상도 우록촌을 찾는 일본의 수학여행 학생들이 행렬을 짓고 있다 한다.(일본 분게이 순주지에서) 배용준이 일으킨 또 하나의 한풍이라 보겠다. 그러나 한편 이것을 시기하는 학자들도 있어 이에 대한 반론을 일으키기도 하니 일본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시마 료타로’가 그 중의 한사람이다. 그는 직접 경상도 녹촌에까지 찾아와서 시찰하고 그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가라구니 여행기에서)
1915년 한국이 일본에 강압 통합된 지 5년, 그 후 조선의 역사연구는 모두 그들의 손에 넘어가 식민역사관에 입각하여 조선의 역사가 송두리째 바뀌어 나가는 가운데 경성(서울)에서는 조선연구회라는 것이 발족이 되고 그 조선역사 연구논문에서 ‘아오야나 고우타로’나 ‘가아이 히로타미’ 같은 조선학의 대가라 부르는 저명인들도 이 ‘모하당문집’은 단지 김한조라는 사람이 꾸며낸 소설적인 얘기에 불과하다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는 같은 일본의 학자들 사이에서는 사야카는 실재인물이며 그 존재는 엄연한 사실이라는 것을 주장하니 그 근거로 조선왕조실록 선조 30년11월 기유년 조에 같은 발음이나 다른 글자인 사야카(沙也加) 라는 사람이 분명히 등장하고 있으니 이것을 사실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역사 기록에 의한 사실이 밝혀지자 일본의 어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녹촌에까지 찾아와서 기념식수까지 하였다고 전하여진다.
나는 이 기사를 읽고 일의대수 대한해협 바로 건너편 일본의 학자들이 우리의 무관심 속에 묻혀있는 역사의 한 토막을 이토록 진지하게 연구하고 구명해 나가는 자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김치가 저들 시험대에 올려져 이리 제치고 저리 쑤셔져 완전 모방이 되어가고 있는 이때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이고, 독도는 우리땅이다 핏대 올리기 전에 이들에 대한 정확한 문헌과 자료들을 손에 쥐고 과학적인 분석과 효율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그들의 크레임을 하나하나 반증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자세이고 선진문화국의 반열에 오르는 정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변만식 <전 워싱턴지구 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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