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정호 VA, 전 노동당 39호실 고위관리
김정은은 지난달 23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수사적 장식이 아닌, 노골적이고 전략적인 선언을 쏟아냈다.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보유한 것은 역사상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으며, 북한은 이제 “위협을 당하는 나라가 아니라 위협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이틀 뒤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우호협력 조약을 맺고 김정은에게 벨라루스제 자동소총을 선물하며 “적이 나타나면 필요할 것”이라고 농담했다. 두 사건은 결코 단순한 외교쇼가 아니다.
▲김정은이 반복해서 말하는 것
그는 “필요하다면 위협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졌다”며 공개적으로 협박했다. 이는 단순한 억제 언어가 아니라 핵을 외부로 투사하겠다는 선언이다.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불퇴”로 못 박았다. 2022년 핵무력법, 헌법 명문화 그리고 수년간의 반복 선언이 이를 뒷받침 한다. 대한민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지정했다. 미국보다 더 강한 표현이다.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경고는 이미 2023년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규정, 2024년 헌법 개정 지시, 유사시 한국 영토 점령 선언으로 이어진 체계적 야망의 연장선이다. 이 모든 말은 즉흥적 감정이 아니라, 김정은이 수년째 일관되게 추진해온 전략 로드맵이다.
▲이란 사태가 준 교훈과 미사일 진화
현재 진행 중인 중동 전쟁은 북한에 잔인한 실험실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하 미사일 기지와 이동 발사대를 정밀 타격하며 “요격 불가능” 신화를 깨고 있다. 김정은이 도출한 결론은 명확하다. 미사일을 많이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의 선제타격에서 살아남아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대량의 운반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TEL) 대량 생산을 가속하고, 3월 29일에는 ICBM용 탄소섬유 복합재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시험까지 실시했다. 최대 추력 2,500kN을 기록한 이 엔진은 화성-20형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며, 궁극적으로는 MIRV(다탄두 개별유도 재진입체) 탑재 ICBM 개발을 목표로 한다. 요격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루카셴코 방북의 진짜 의미
루카셴코 방문에서 공식 발표된 협력 분야는 외교·농업·교육 등이었지만, 실체는 군수산업 공급망 재구축이다. 벨라루스의 MZKT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용 차량 샤시 전문 기업으로, 이미 북한 ICBM 발사대의 핵심 기술을 제공해왔다. 북한-러시아-벨라루스 삼각협력은 제재를 받는 독재국가들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자기 강화적 공급망을 만들고 있다. 냉전 시대 사회주의 군수산업 연계가 21세기 버전으로 부활하는 모습이다.
▲서울이 외면하는 현실
문제는 서울의 반응이다. 김정은이 “무자비한 대가”를 선언한 지 이틀 만인 3월 25일, 통일부 장관은 “싸울 필요 없는 평화적 공존 관계”를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도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한쪽은 핵 운반수단을 대량 생산하고, 다탄두 ICBM을 개발하며 영토 점령을 국책으로 삼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평화적 공존”만 외치고 있다. 이것은 평화가 아니라 일방적 무장해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신무장과 힘의 균형
김정은은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우리는 그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반복적으로, 체계적으로 들어야 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구걸해서는 안 된다. 적이 넘볼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 킬체인 고도화,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전략타격능력 확대, 선제공격 능력 논의까지 포함한 전면적 군사 현대화가 시급하다.
북한-러시아-벨라루스 새로운 군사축을 정확히 인식하고, 한미일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해야 할 때다. 희망적 사고가 아닌, 냉정한 현실 인식부터 시작하자. 김정은은 이미 자신의 길을 분명히 밝혔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