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유명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것처럼 보인다. 할리웃 연예인들이나 유명 음악인들은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영웅이고 우상이다.
그러니 유명 연예인들이 줄을 서서 지지하는 것만큼 후보들에게 득이 되는 것도 없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아직 공식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영화계와 팝계의 거물급의 지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 오늘 LA에서 열리는 케리 후원 기금모금 음악회에는 바브라 스트라이전드, 닐 다이아몬드, 윌리 넬슨이 노래를 부르고, 빌리 크리스탈, 로버트 드 니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거물들이 참석을 할 예정이다.
2주후 뉴욕에서 열릴 기금모금 음악회에는 우피 골드버그, 반 조비 등이 출연한다. 두 음악회를 통해 거둬질 모금액은 최소한 1,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선거비용이 사상 최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선거이고 보면 케리로서는 없어서는 안될 돈이다.
그런데 할리웃과의 이런 긴밀한 관계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돈이 정치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유권자들이 반반으로 갈린 지금 할리웃과의 연계가 오히려 부동층의 등을 돌리게 만들 수가 있다.
케리의 경우는 부인 테레사의 남편이라는 사실이 또 부담이다. 헤인즈 식품회사 상속녀로 부인이 너무 부자이기 때문에 케리는 유권자들에게 보통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가 어려웠던 터였다. 그런 그가 할리웃 스타들과 너무 가까워 보이면 보통 사람 이미지 만들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유명 연예인들을 주위에 불러모으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찰리 채플린 같은 인물들과 가까웠던 우드로 윌슨부터 할리웃에 혹해 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에 이르기까지 정계와 연예계 스타들은 서로 찰떡궁합이었다.
연방의원들이 의회 청문회에 유명 스타들을 증인으로 내세우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 지를 보면 알수 있다. 예를 들어 희귀성 질병 관련 청문회라 하더라도 국립건강 연구소 과학자들보다는 줄리아 로버츠를 증언대에 세우면 미디어의 관심을 끄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선거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후보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돈이다. 거물 연예인들은 스스로 선거자금을 지원할 자금력이 있는 데다 연예계를 통해 기금 모금을 해줄 능력도 있다. 반면 특정 연예인이 지지했다고 유권자들의 표가 그리로 몰리는 효과는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 지지의 반대급부도 있다. 미국정치에서는 그 사람이 누구와 어울리느냐가 종종 후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데 연예인들과의 친분이 꼭 좋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운동에서 연예계 스타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로스 베이커/USA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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