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폐막을 이틀 앞두고 새천년 첫 시즌을 빛낸 양대 리그 최우수 선수상(MVP)후보들을 추려본다. 4개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이미 확정된 내셔널리그(NL)에서는 ‘자이언트 MVP’가 유력하며,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21년만의 첫 공동 MVP가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셔널리그
개인기록만 보면 올 MVP후보명단은 엄청나게 길다. 서부조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제프 켄트-배리 본즈 ‘수퍼맨-배트맨 듀오’로 시작, 중부조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센터필더 짐 에드먼즈, 와일드카드 뉴욕 메츠의 마이크 피아자, 콜로라도 로키스의 타격왕 터드 헬튼, 시카고 컵스 슬러거 새미 소사, 휴스턴 애스트로스 1루수 제프 배그웰, 몬트리올 엑스포스 외야수 블라드미어 거레로 등 기록상 손색없는 최우수 선수상 후보들이 줄을 서 있다.
이렇게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해에는 팀 성적이 우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스타들은 ‘빛 좋은 개살구’ 취급을 받게 되며 MVP레이스에서 거의 자동적으로 탈락된다. 예를 들어 새미 소사의 홈런 50개는 컵스를 조꼴찌에서조차 끌어올리지 못한 의미 없는 것인 반면 짐 에드먼즈의 홈런 42개는 카디널스가 디비전 챔피언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가장 강력한 올 NL MVP후보는 ‘공헌도’를 인정받는 선수중 개인기록이 가장 좋은 자이언츠의 본즈와 켄트. 메츠 캐처 피아자는 9월 슬럼프에 빠지는 바람에 에드먼즈와 3순위를 타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즈가 개인통산 4번째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칸리그
프랭크 토마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카를로스 델가도(토론토 블루제이스), 제이슨 지암비(오클랜드 A’s)간의 3파전이 치열하며, ‘롱샷’은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페드로 마티네스.
사실 마티네스는 지난해 더 유력한 후보였고 5일만에 한번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MVP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올 AL 최우수 선수상의 영예는 지명대타나 1루수가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3명 강타자를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다. 지난 79년 윌리 스타절과 키스 허난데스가 NL 공동 MVP로 선정된후 처음으로 두 선수가 최우수 선수상의 영예를 나누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화이트삭스의 토마스는 올해 2년간 계속됐던 슬럼프에서 헤어나며 팀을 조우승으로 이끌었다. 화이트삭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디비전 챔피언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토마스가 이기면 메이저리그 사상 첫 지명대타 MVP가 탄생하는 것.
A’s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 지암비의 손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즌 마지막 달까지 MVP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던 선수는 델가도였다. 시즌막판에 조용해 주가가 좀 떨어진 케이스지만 시즌 첫 5개월간 가장 위력적인 방망이를 휘둘러온 타자는 델가도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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