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맨하탄 차이나타운에서 불법 노점상 단속을 명목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연방이민당국의 대규모 급습 작전이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ICE 단속 반대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지자 이민당국은 장갑차를 앞세워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무차별 진압에 나서면서 뉴욕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마약단속국(DEA), 연방경찰(FBI) 등 복면을 쓴 요원 50여명이 차이나타운 캐널 스트릿에 들이닥친 것은 이날 오후 3시20분께로 신분증과 면허를 제시하지 못하는 불법 노점상들에 대한 체포가 시작되자 일대가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이 연방요원들의 체포 과정을 휴대 전화로 촬영하며 항의하자 군사 작전하듯 장갑차와 함께 돌격 소총으로 무장한 요원들까지 현장에 출동하면서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요원들이 곤봉과 방패를 이용, 항의대를 제압하고 체포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분노한 시민 100여명이 ICE 사무실이 있는 ‘21 페더럴 플라자’ 건물 앞으로 몰려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시위를 벌였다.

연방국토안보부(DHS)는 22일 ‘뉴욕 캐널 스트릿을 다시 안전하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캐널 스트릿에서 첩보에 기반해 특정대상을 목표로 한 단속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DHS는 이번 단속이 짝퉁(위조품) 제품 판매 등 범죄 활동과 연관됐으며 단속을 통해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5명은 강도, 절도, 가정폭력, 경찰관 폭행, 위조, 마약 밀매, 마약 소지 등의 전과 기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ICE도 이날 앞으로 뉴욕시 일대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활동을 확대할 예정임을 확인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뉴욕시 단속과 관련해 “무작위 단속이 아니었고 그냥 거리에서 사람을 끌어내지 않았다”며 “뉴욕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석방된 불법 이민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ICE의 체포가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E는 이들과 별도로 항의시위와 관련 5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는데 공무집행 폭행 혐의가 4명,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1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단속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최소 15명~최대 40명이 연방이민당국 차량에 태워졌다.

연방이민당국의 갑작스런 뉴욕시 급습에 대해 뉴욕시장 선거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는 “공격적이고 무모한 단속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권위주의적인 연극을 벌였다”고 비난했고, 앤드류 쿠오모 무소속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명백한 권한 남용으로 그는 정의가 아닌 공포를, 안전이 아닌 정치를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커티스 슬리와 공화당 후보 역시 대변인을 통해 “중대 범죄 연루자의 추방을 우선시해야 한다. 삶을 위해 일하는 시민들이 이민단속의 표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