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사후의 상속계획만을 담는 유언장과는 달리, 리빙 트러스트는 설립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트러스트 자산이 운영, 관리되어 그로부터 발생된 수익이 정해진 Beneficiary에게 주기적으로 분배가 되도록 설계하는 통합 자산관리 계약이다. 리빙 트러스를 크게 분류하면 변경가능 트러스트와 변경불가 트러스트로 나뉘는데, 이 중 변경불가 트러스트는 의도적으로 내 재산을 나로부터 분리시킨 후 내가 지정한 Trustee가 관리를 하도록 하며 후에 내가 지정한 Beneficiary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본인 재산에 대한 권한을 포기하는 구조이기에 변경불가 트러스트는 모두를 위한 상속 플랜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불가 트러스트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혹시 모를 채권자로부터 미리 자산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거나, 자산규모가 상속세 부가대상이 되어 공제금액 초과분에 대한 세금부과를 피해야 하는 경우, 장애가 있는 자녀만을 위해 따로 상속계획을 하기 위해서, 또는 메디케이드 수혜자 사망 후에 주정부에서 Medicaid Recovery를 할 때에 대한 대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크게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 오너들이나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경우 직업의 특성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미리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변경불가 트러스트를 설립하여 살고있는 집이나 투자 부동산 등을 트러스트 자산으로 넣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산보호기능을 하는 트러스트를 Asset Protection Trust라고 하는데, 개인 자산이 Asset Protection Trust의 자산이 되는 순간 본인의 것이 아닌 셈이 되므로, 수 년 후에 소송에 휘말려 안타깝게 패소하더라도 이 트러스트로 미리 넣어두었던 설립자의 자산은 패소로 인한 강제집행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롱텀케어 메디케이드를 받고 있던 수혜자가 사망했을 때, 주정부는 수혜자의 재산(특히 주택 등)에서 정부가 지원했던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이러한 State Recovery로부터 고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미리 이러한 트러스트로 자산을 옮겨 두기도 한다.

메디케이드 롱텀케어 수혜자 자격을 얻기 위해 설립하는 트러스트도 있다. Medicaid Asset Protection Trust(MAPT)라고 불리는 이 트러스트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이 메디케이드 롱텀케어 수혜자격 기준을 초과하지만, 후에 롱텀케어가 필요하게 될 때를 대비하여 미리 자산을 변경불가 트러스트로 옮겨두고 롱텀케어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준비를 사전에 하는 것에 트러스트 설립의 주 목적을 둔다.

사전에 준비를 한다는 것이 MAPT설립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는 메디케이드 롱텀케어 자격을 얻기위한 심사과정에서 지난 5년간 자산내역을 리뷰하며 그 기간 동안 대가없이 증여한 자산 내역이 있다면 수혜자격이 바로 나오지 않고 Penalty Period가 적용되기 때문에, 적어도 실제로 메디케이드 롱텀케어 신청이 이루어지기 5년 전에 미리 MAPT를 설립하고 자산을 옮겨 두어야 한다.

당장 메디케이드가 필요한 경우에도, 변호사들이 흔히 말하는 Crisis Management를 통해 MAPT와 다른 spent down 작업을 함께 병행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혜자격을 얻도록 플래닝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미리 준비가 이뤄졌을 때와 비교했을 때에 절차 및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여러 기능과 장점을 가지고 있는 변경불가 트러스트는 설립자가 직접 관리권한이 없어야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구조적 성격때문에 일반 변경가능 트러스트보다 복잡하고 경직된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각 트러스트가 줄 수 있는 혜택만을 생각하고 추진해선 안되며, 실제로 내가 겪게 될 불편과 경제적 비유연성, 즉 내 재산을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충분한 이해가 반드시 이루어진 후에 결정을 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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