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창세기 2장은 하나님께서 인간의 조상 아담의 아내 하와를 지으신 이야기를 담고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흙으로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셔서 생명이 있게하시고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않아 아담의 갈빗대를 취하시여 그의 아내 하와를 지으시고 둘이 한몸이 되어 부부가 되게 하셨다.
여기서 ‘혼자 사는 것이 좋지않아'라는 말은 아담이 ‘나' 혼자 사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 의도가 아니므로 하와를 배필로 정하여 ‘우리'를 구성하여 서로의 관계속에서 후세를 이어 잘 살아가기를 바라신것이다. 그러나 이 부부는 선악과를 따먹은 죄로 에덴동산에서 추방을 당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가인 아벨 셋등 자식들을 낳게 하시어 인간 사회의 최소단위이며 근본이 되는 가족을 이루셨다. 이 때부터 인간은 ‘나'라는 홀로의 존재가 아니라 부부 또는 부부 자식 등으로 구성된 ‘우리'로 가족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도록 하셨다.
이렇게 ‘나'들이 모여 ‘우리'를 구성하여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창조원리는 친척 친구 이웃 마을 부족 국가등 ‘우리'로 구성된 여러 모양의 확대된 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관계속에서 사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따라서 ‘나'는 ‘우리'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지만 ‘우리'의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왜냐하면 인간사회 구성의 가장 중요한 관계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의 관계 원리는 창세기 1장 26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라고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다른 피조물들을 창조하실 때처럼 성부 하나님이 ‘나' 홀로 하시지 않고 성부 성자 성령 삼위께서 ‘우리'로서 일체가 되시어 서로 긴밀한 관계속에서 이 창조사역에 참여하셨다는 말씀을 하고 있다.
왜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 아담과 하와를 만드실 때 ‘나'가 아니고 ‘우리'가 하셨을까? 이는 아무래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움을 받은 사람들이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께서 보여주시는 표본처럼 ‘나'가 아니고 ‘우리'로 관계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람에서가 아닐까?
‘우리' 부부는 메릴랜드 벧엘교회(담임 백신종 목사)에서 근 반세기동안 예배를 드리고 있다. 내 나이 40초반부터 이 교회를 섬겨왔는데 어느듯 80후반이 되었다. 그동안 같이 섬겼던 많은 믿음의 식구들이 천국으로 가셨다. 부부가 함께 하늘나라에 계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부부는 서로 혜어져 ‘나'홀로 계시는 분들도 있다.
몇주전에도 볼티모어연합교회과 벧엘교회에서 60여년간 믿음생활을 같이 해오신 김병학장로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벧엘교회에는 연령별로 선교회가 있다. 가장 연세가 많은 분들의 모임인 신생선교회가 있다. 회원은 85세부터 102세까지 어르신들이다. 100여명 회원들 가운데 40여분이 매주 예배에 참석하신다. 우리 부부도 이 선교회 회원이다.
신생선교회 어르신들은 매주 주일 예배 전에 황대철 전도사님이 인도하시는 성경공부를 하시고 다과로 친교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여러 어르신들이 ‘나' 홀로 계시는 분들이다. 그러나 ‘나'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도 다른 어르신들과 이 모임을 통해 관계를 맺으며 ‘우리'를 이루고 있다. 다른 선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선교회에서만 누릴 수 있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언제가 될런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 ‘나'홀로 하늘나라에 가게 된다. 먼저 가는 분도 있고 나중에 가는 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늘나라로 떠날 때는 ‘나' 홀로 떠나지만 그곳에서는 모두 ‘우리'로 재회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로 사랑의 관계를 맺으며 영원히 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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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전볼티모어대교수 사회학박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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