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英 정상회담서 러-이란 군사협력 문제 심도 있게 논의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에서 핵무기 제조 기술을 입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전날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협력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이 더욱 밀접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소식통은 또 이란과 러시아 간 밀착의 하나로 '핵기술 거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15일 보도에서 러시아와 이란이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극비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우려가 미국과 영국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서방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최근 몇달에 걸쳐 이란과 핵무기 확보 목표를 놓고 협력을 강화해왔다고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기류는 바이든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이번주 워싱턴에서 양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논의됐으며,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 협력 확대를 놓고 우려가 제기됐다고 이들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란은 다양한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중동의 군사 대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란은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과 포탄 등을 지원했지만, 탄도 미사일은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달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타흐-360'(Fath-360) 수백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파타흐-360 미사일은 최대 150㎏ 무게의 탄두를 장착한 채 최장 120㎞까지 비행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 수십명이 이란에서 파타흐-360 근거리 탄도미사일 훈련을 하고 러시아는 현재 이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거래가 이란의 일방적인 지원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이란이 원하는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런 협력은 일방통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날 백악관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보도자료에는 러시아가 이란에 핵무기 제조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한 논의 내용은 소개되지 않았다.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이란과 북한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데 대한 우려만 명시됐다.
한편 이란은 현재 핵무기를 제조할 계획은 없다고 천명했지만, 향후 적대관계인 이스라엘이 도발할 경우 기존 입장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핵무기 제조 공정으로 의심받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증설했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6'를 이용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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