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전현직 직원 인터뷰… “스트립클럽에 여직원 불러”
미국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감독하는 임무를 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해 있고, 성희롱이 만연해 여성 직원들의 이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DIC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의 남성 책임자는 여직원을 포함한 직원들을 스트립 클럽에 모이게 했다.
덴버 사무소의 한 남성 책임자는 여직원과 성관계한 사실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했고, 한 남성 선임 조사역은 여성 동료에게 자기 음부 사진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냈다.
WSJ이 전현직 직원 100여명을 상대로 한 인터뷰와 소송자료, 노조 상담, 각종 이메일 및 문자 메시지 등을 검토한 결과 드러난 FDIC 사내 성폭력 사례들이다. 인터뷰 대상 중에는 직장을 떠난 여성 20여명도 포함됐다.
사례에 언급된 성폭력 가해 남성 직원들은 모두 현직에 남아 있는 상태라고 WSJ은 언급했다.
2017년 이후 성폭행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직장 내 성차별에 관한 인식이 최근 몇 년 새 많이 바뀌었지만, 고학력자들이 근무하는 연방기관 내에서조차 여성 차별적인 문화가 여전히 만연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개별 성폭력 사례와 별개로 FDIC 사내에는 과음을 조장하고 음주를 강요하는 문화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워싱턴 본사의 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위해 미 전역에서 모인 직원들은 본사 옆 숙소에서 밤마다 음주 파티를 벌였고, 한 직원은 2021년 인스타그램에 '옥상에서 구토한 경험이 없다면 교육생이라고 할 수 없지'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2020년 이뤄진 기관 감사에서는 성희롱 예방 및 적발, 징계 정책이 미흡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FDIC는 정책 개선에 동의하면서도 성희롱 대처 프로그램이 부적절하다는 감사 결과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WSJ은 "성폭력, 직장 내 성차별, 미투 운동에 대한 문화적 인식이 최근 몇 년 새 사무실 문화를 바꿔왔음에도 FDIC에선 성폭력 가해 직장 상사를 엄정하게 징계하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FDIC 측은 WSJ에 "모든 형태의 괴롭힘은 FDIC의 가치는 물론 다양성과 포용적인 직장을 조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위배된다"며 "모든 직원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안전하고 평등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직원의 음주, 개별적인 성폭력 의혹 사건, 여성 직원에게 부적절한 업무 환경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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