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협의 실무그룹도 매년 2차례 차관급 회담
▶ 문제점 협의 메커니즘 경제 관계 변화 주목
지나 러몬도(오른쪽) 상무장관이 28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뷰티 헬스케어 제품 쇼케이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 드라이브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이 수출통제 시행과 관련한 정보 교환을 위해 차관보급 대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미중 양국은 또 통상과 투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차관급 실무그룹도 구성키로 했다.
미중 양국간 경제 문제에 대한 소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최근 안보는 물론 경제적 대결로 고조된 양국간 긴장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을 방문중인 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28일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과 만나 ▲상무(commercial issues) 실무그룹 구축 ▲수출통제 시행 정보교환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상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양국은 또 장관이나 장관급에서 상업 및 경제 문제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소통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1년에 최소 한번은 대면 만남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수출통제 시행 정보교환’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 정책에 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미국은 이른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 원칙에 따라 중국과 무역 및 경제관계를 유지하되,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계속해서 취해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포괄적인 수출 통제 정책을 발표했으며 지난 9월에는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규제하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 차세대 반도체 원료인 갈륨 등에 대한 수출통제 등 맞대응 조치를 취한 상태다.
다만 미중간 수출통제 정보교환은 정책 대화가 아니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러몬도 장관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투명성을 높이고 수출통제 집행과 관련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하기 위한 대화”라면서 “국가 안보 문제에서는 타협하거나 협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수출 통제는 국가안보 및 인권에 명확한 영향이 있는 기술만을 대상으로 매우 좁게 대상이 설정됐으며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고 상무부가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새로 구성되는 미중 상무부간 실무그룹은 차관급 협의체로 1년에 두 차례씩 열린다. 미중 정부 관계자에 더해 민간 부문 대표도 참석하며 첫 회의는 내년 미국에서 개최된다.
상무부는 실무그룹에 대해 “통상 및 투자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중국에서 미국의 상업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협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은 또 분야별 전문가를 소집해 행정적인 허가 과정에서 기업 기밀 및 영업 비밀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논의도 진행키로 했다.
아울러 러몬도 장관은 중국이 이달 들어 시작한 희귀광물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관해서도 함께 의견을 교환했다.
러몬도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며 중국 경제 발전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 우리는 강력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양국 무역과 투자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30일까지 예정된 방중 기간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등 중국 경제라인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하이를 방문, 현지 공산당 서기와 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만나고,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와 디즈니랜드를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몬도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6월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다. 이는 소통 강화를 통해 중국과의 경쟁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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