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조기를 흔드는 홍콩 시위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외에 주재하는 중국 대사들이 홍콩 시위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여론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현지시간 기준) 전했다.
1997년까지 홍콩을 식민지배했던 영국 주재 류샤오밍(劉曉明) 대사는 홍콩 문제에 관해 세 차례 기자회견, 수십차례 매체 인터뷰를 했고 전 세계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
류 대사는 시종일관 홍콩 정부와 경찰의 시위 대응을 지지하고 외세 개입과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폴란드·핀란드·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가 주재 대사들도 홍콩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싱가포르를 비롯해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10여개국 대사도 현지 매체에 입장을 냈다는게 SCMP 설명이다.
체코주재 장젠민(張建敏)대사는 서방 매체와 정치인들의 '위선·이중잣대'를 지적했고, 호주 대사관에서는 현지 인터뷰에서 호주인들을 향해 홍콩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전에 "두번, 세번 생각하라"로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주재국 입장과 달리 홍콩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이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SCMP는 또 미국·영국·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주재하는 중국 외교관들이 올해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들었고, 중국 외교부와 외교관들이 최근 활발히 트위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월 중앙당교 간부 교육생들에게 한 연설에서 "우리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장기적일 것"이라면서 '투쟁정신'을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지난달 내부 회의에서 외교관들에게 '투쟁정신'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공격받을 경우 힘껏 이를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 등을 통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내 문제라고 주장하는 홍콩 시위가 더이상 국제적인 이슈로 다뤄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난징(南京)대 주펑(朱鋒) 교수는 "외교 공관을 동원한 것은 홍콩 문제가 국제 문제로 떠올라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홍콩인권법과 같은 법제화 추진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칼 민즈너 미국 포드햄 로스쿨 교수는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외국 관리와 소통할 때, 외교관 등 중국 관료들은 점점더 현실에 대한 객관적 평가나 중국의 장기적 국익에 기반하기보다 중앙정부의 입맛에 맞는 말을 한다"고 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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