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에서 테러격퇴전을 수행하던 프랑스군 장병 13명이 작전 중 헬기 두 대가 공중충돌하면서 추락해 숨졌다. 프랑스군의 작전 중 전사 규모로는 1983년 이후 최대다.
프랑스에서는 아프리카 사헬지대에서 6년째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벌여온 테러격퇴전에서 발을 빼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 엘리제궁은 26일 말리 북부의 테러격퇴전에 참전한 부대원들이 테러조직원들을 상대로 전투 도중 지난 25일 오후 7시40분께 병사들이 타고 있던 헬리콥터 두 대가 공중 충돌하면서 추락해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전사 규모는 1983년 레바논 전쟁 도중 베이루트에서 폭탄테러로 다국적 평화유지군 소속 프랑스 공수부대원 58명이 숨진 이후 최대다.
이번에는 공격용 헬기 ‘티그르’가 다목적 중형 수송헬기인 ‘쿠거’와 공중에서 충돌하면서 추락, 두 헬기에 탑승해 있던 장병 전원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는 프랑스군의 두 헬리콥터가 이슬람극단주의 조직원들을 추격하기 위한 병력을 말리 북부의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 접경지역인 립타코에 증파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프랑스 합참 브리핑에 따르면, 두 헬기는 사고 몇시간 전 은거하던 테러조직원들을 발견해 이들을 추격 중이던 지상군에 지원병력을 보내는 과정에서 낮은 고도로 선회 비행을 하던 중 공중 충돌했다.
이번 전사자에는 프랑스 국방부의 재향군인 담당 국무장관을 역임한 장마리 보켈 상원의원의 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 병사들이 사헬 지대에서 테러리즘과 격렬한 전투 중에 프랑스를 위해 숨을 거뒀다”면서 “장병들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숨진 장병들에게 가장 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사하라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되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2013년부터 4,500명의 병력을 가동해 테러 격퇴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13명이 전사하면서 사헬지대 테러격퇴 작전인 ‘바르칸 작전’ 개시 이후 프랑스군의 전사자는 총 41명이 됐다. 전사 장병의 대부분인 38명이 말리에서 작전 중 숨졌다.
이번에 프랑스군 장병이 열 세명이나 한꺼번에 숨지면서 프랑스에서는 사헬지대 테러격퇴전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급진좌파정당 ‘프랑스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당장 사헬지대에서의 테러격퇴전을 끝내는 방안을 모든 정파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프랑스가 과거 미국이 자주 그래왔듯이 끝없는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말리를 포함한 사하라사막 이남의 사헬지대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세력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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