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새로 출범하는 멕시코의 차기 정부가 24일(현지시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중미 이민자들에게 이민법정의 판결이 끝날 때까지 멕시코에서 대기할 것을 허용할 계획이 있다는 미국의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몇 달 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몇 가지 대안중의 하나로 보도된 바 있다.

다음 정부의 내무장관 내정자인 올가 산체스 장관은 이 날 성명을 발표, “ 멕시코의 신 정부와 미국 정부간에는 이문제를 두고 어떤 종류의 합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이보다 몇 시간 앞서 산체스 장관의 말을 인용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신임 대통령이 미국이 이민심사를 하는 동안 이민들의 멕시코 체류를 “단기간의 해결책”으로 허가해 줄 것에 합의했다고 보도했었다.

멕시코 신 정부는 12월 1일에 출범한다. 산체스 장관은 멕시코가 “제3의 안전국”이 될 계획은 전혀 없으며 이민에 대한 신 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그들이 멕시코에 머무는 동안의 복지와 구호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24일자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멕시코에 남기 ”(Remain in Mexico)라는 계획안을 가지고 신임 대통령 행정부의 팀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산체스 장관이 “지금 당장에는 우리도 멕시코 잔류 정책에 합의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 보도했다.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은 아직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몇 달 전부터 이른바 ‘국경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티후아나에는 캐러밴을 조직해서 멕시코를 통과해 온 약 5,000명의 중미 이민들이 이미 도착했다.

티후아나의 후안 마누엘 가스텔룸 시장은 23일 이 인파를 수용하기 위해 시내에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민자의 대부분은 한 스포츠 경기장 안에 임시로 수용되어 있지만 음식배급과 화장실 사용에 긴 줄을 서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

신임 대통령의 여당 소속으로 국회 이민문제 위원회 위원장인 여성 국회의원 훌리에타 벤세스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신임 외무장관이 그 동안 국경지대의 이민 홍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미국측과 협의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티후아나의 초만원 이민 수용시설을 방문하고 온 그녀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민들의 신청에 대해 일단 국경을 열어줘야 한다. 우리에게도 이민 처리 일정과 어떤 조건으로 이민을 받을 것인지를 알려 줘야한다. 미국이 이런 혜택을 허용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모두 귀국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포함한 국경보안 패키지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반드시 초당적으로 협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40년 동안의 논의를 마치고, 마침내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경을 바로 잡아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지금”이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을 다음 달 의회에서 처리할 정부 예산안에 반영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왔다. 예산 처리시한은 다음달 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