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9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오는 25일 시작된다. 대통령 탄핵으로 비롯된 한국 헌정사상 초유의 조기대선이다. 대통령 탄핵 및 구속기소,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극심한 분열 등 지난 몇 달 한국을 휩쓸고 간 악몽 같은 혼란을 미주한인사회는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재외유권자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바른 선택을 해야 하겠다.
이번 대선은 선거기간이 짧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후보들은 단기간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설익은 정책들을 남발하고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좌충우돌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정책이나 비전을 충분히 검토할 여유도 없이 서둘러 지지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재외유권자들은 공식선거일인 5월9일보다 2주나 일찍 투표해야 하니 더 밀도 있게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신지역이나 좌우 이념 등에 기초한 선입관으로 지도자를 뽑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는 충분히 확인되었다. 투표에 앞서 후보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후보들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슬로건이나 공약들만 보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후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이번 선거에는 다행히 그런 기회가 있다. TV토론이다. 후보들이 사전 원고나 자료 없이 즉석에서 묻고 대답하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토론은 후보들의 민낯을 보는 좋은 기회이다. 2시간 토론을 보면 각 후보의 인품, 능력, 철학 혹은 정체성을 대충은 판단할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새롭게 후보들을 검증해야 하겠다.
선거기간이 짧다보니 재외동포 공약들은 한마디로 성의가 없다. 재탕에 재탕이다. 재외동포 정책 총괄기구로 재외동포청 혹은 대통령 직속 재외국민 위원회 설립, 재외국민 보호법 제정, 복수국적 대상 확대 등 후보마다 거기서 거기다. 이들 공약은 선거철마다 나왔다가 아무 진전 없이 사라지기를 여러 번 여러 해 반복했다. 재외유권자들은 한국 정치인들에게 아직 존재감이 없다는 반증이다.
이번 선거는 이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이다. 재외등록 유권자가 근 30만이다. 이만하면 캐스팅보트 역할은 가능하다. 30만이 다 같이 목소리를 내면 표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 미국의 6만8,244명 유권자들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반드시 투표하는 본을 보이기를 당부한다. 재외동포로서 존중받고 싶다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목소리는 투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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