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것은 며칠 전 무료로 다운로드 해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어 교육 앱을 통해 테스트 해 보았더니 나온 나의 스패니시 수준이었다.
나는 작년 초여름부터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성인과 지역사회 교육(ACE: Adult and Community Education) 스패니시 기초반에 등록해 공부해 오고 있다. 한 세션이 12주인데 지금까지 3 세션을 마쳤다. 주 중에는 시간을 낼 수 없어 토요일 클래스를 택했다.
내가 스패니시를 공부해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사실 오래되었다. 18년 동안 교육위원으로 일해 오면서 스패니시를 구사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히스패닉 주민 증가는 놀라울 정도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학생들 중 히스패닉은 이제 거의 4명 중 한 명 꼴이다. 소수인종 중 아시안이 오랫동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히스패닉 주민의 상당수는 이민자로서 영어 소통에 큰 불편을 갖고 있다. 교육위원으로서 히스패닉 학생들과 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간단한 인사 몇 마디라도 스패니시로 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친근감이 들게 하고 다가갈 수 있게 말이다.
유창하게 스패니시로 대화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이미 나 자신도 나이가 너무 들어 버렸고 능력도 안 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과 노력을 감당할 처지가 아님을 너무 잘 안다.
지금까지 내가 스패니시 공부를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토요일 수업 당일 하루였다. 그것도 아침 일찍 일어나 2-3시간 숙제와 수업 준비, 그리고 2시간 수업이 전부이다. 처음에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복습하고 차를 운전할 때 테이프도 틀어 듣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고, 평소 교육위원회 회의와 행사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버겁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 운전 중에도 라디오 뉴스를 챙기게 되지 스패니시 테이프를 들을 여유가 없다.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앱을 통해 스패니시 실력 상태를 점검하면서 느낀 것은 역시 듣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읽는 것은 아는 단어들도 좀 보이고 배운 문법을 적용해 조금 나은데, 듣는 것은 평소에 좀 더 기회를 마련하진 않고선 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래서 정말 매일 단 15분만이라도 TV의 스패니시 채널을 틀어 놓고 무조건 듣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 생각으로만 그쳤던 이 방법을 꼭 시도할 때가 된 것 같다. 3%라는 테스트 결과에 절대로 실망하지 않는다. 그동안 그나마 하지 않았다면 “0%”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이 제공하고 있는 ACE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1년에 2만5,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성인 영어, 외국어 등의 언어 교육 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이나 취미활동 수업을 듣는다. 수업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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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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