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S 경로회관 ‘키보드 교실’ 노인들에 인기
▶ “머리·손 사용하니 치매예방에도 도움”

KCS 플러싱 경로회관이 매주 화요일마다 열고 있는 키보드 교실에서 한인 노인 수강생들이 박철 강사의 지도 아래 28일 열심히 건반 연주를 연습하고 있다. <이지훈 인턴기자>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플러싱 경로회관 한 켠의 작은 교실에서는 매주 화요일이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이 멜로디는 키보드를 배우려는 한인 노인들이 나란히 줄지어 앉아 다소 어설프지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악보를 따라 열심히 건반을 두드리는 소리다. 28일에도 ‘고향의 봄’ 멜로디가 잔잔히 흘러나오는 교실 안에는 새로운 악기를 배우며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는 한인 노인들로 가득했다.
2년 전 개설된 키보드반은 교실 공간과 악기 제한으로 25명 정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보니 결원이 생기지 않는 한 좀처럼 새로운 수강생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평생 건반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었다는 김대원씨는 2년 전 이곳에서 처음 키보드를 배우고 난 후 새로운 취미생활에 밤낮 없이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김씨는 “평생 일과 가족을 돌보는데 시간을 써오다가 나이 들어 나를 위해 무엇인가 새롭게 배운다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라며 “이제는 집에서도 밤에 헤드폰을 쓰고 몇 시간씩 연습할 정도로 키보드 연주에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많은 노인들이 무료로 키보드를 배울 수 있게 된 것은 강사인 박철씨의 힘이 컸다. 30년간 독학으로 키보드 연주법을 깨우친 박씨는 한인사회에 자신의 재능을 나눠주려고 사비를 들여 수업용 키보드를 직접 구매했다. 올해 74세라는 박씨는 “건강하게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을 돕는데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키보드를 배우며 많은 노인들이 삶의 큰 행복을 얻는 것을 보면서 그 전에 느껴보지 못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키보드를 처음 접하다보니 계이름은 물론 음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 개설 초기에는 건반마다 번호를 붙여 가르쳐야 했지만 지금은 직접 코드를 넣어 반주를 할 만큼 많은 노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최연장자 중 한명인 85세의 한정자 할머니는 비나 오나 눈이 오나 한 번도 빠짐없이 2년 동안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열혈 수강생이다. “악기라는 걸 처음 배워봤는데 재미는 물론이고 머리와 손을 계속 사용하니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한 할머니는 “이제 손자손녀들이 집에 오면 함께 키보드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노년의 또 다른 기쁨을 누리고 있다”며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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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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