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스 금리가 낳은 ‘제로쿠폰’ 만기 때 손실
▶ “금리 오르면 천문학적 투자손실… 폭탄돌리기”
월스트릿저널(WSJ)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대규모 양적완화(자산매입) 프로그램과 초저금리 여파로 채권시장이 이상해지고 있다며, 연일 치솟는 가격에도 국채 투자위험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우선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이자 수익이 없는 제로쿠폰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만기 때 투자자가 떠안게 될 잠재적 손실액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제로쿠폰은 이자가 없는 대신 액면가보다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발행되기 때문에 투자자는 만기 때 매입가와 액면가의 차액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낳은 ‘신종’ 제로쿠폰의 경우 이자가 없는데다 액면가보다 높은 금액에 거래되는 경우도 많아 최종적으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국채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유통시장에서 매입가보다 더 비싼 값에 국채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만기 때까지 이 국채를 갖고 있는 투자자는 그만큼 큰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정평이 난 독일 국채의 경우 이자를 받을 수 없는 제로쿠폰 국채 발행 규모가 1,600억유로(약 1,784억달러)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가 이어지면 제로쿠폰 국채는 더 늘어날 것이고, 이는 비싼 값에 국채를 매입해 대규모 손실을 입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채 시장에서 더 비싼 값에 팔기 위해 투자하는 채권은 더 이상 전통적인 채권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물가수준이 회복돼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끝나고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투자자들이 입게 될 손실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국제 신용등급회사인 피치는 앞으로 금리가 2011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투자등급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입게 될 손실이 전체 투자액의 10%인 3조8,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포브스는 이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물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면서 금리가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이미 10년물까지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진 독일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20% 가량의 자본 손실을 입게 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론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선진국들의 물가 수준이 2%를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 들어 1% 안팎으로 오르는 등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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