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자 7명 중 1명은 서류미비 이민자입니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가로막은 청년 홍주영(24·사진)씨<본보 11월27일자 A4면>는 “이민법 개혁은 한인들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며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널리 퍼져 있는 오해와 달리 미국의 이민법 개혁은 히스패닉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종·민족 집단에 영향을 주는 핵심 사안이라는 것.
그는 전날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연설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가로막고 “대통령 권한으로 서류미비 이민자 추방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해 크게 주목 받았다.
홍씨의 절규 뒤에는 12년 전 홀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한국 소년의 아픈 사연이 숨어 있었다.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로 손님이 급감해 부모가 운영하던 일식당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파산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가정불화도 심해져 이듬해 홍씨 부모는 이혼했다.
어머니가 홍씨와 누나를 키웠지만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는 날도 종종 있을 정도로 궁핍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미국으로 가자”며 짐을 쌌다. 2001년의 일이었다.
홍씨는 미국 생활에 꽤 잘 적응했지만 그는 대학입학 원서를 쓰던 고교 졸업반 때 본인의 신분이 ‘불법체류자’임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홍씨는 대학 진학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어머니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주말도 없이 매일 12시간씩 일하면서 돈을 벌고 뒷바라지를 했던 점을 생각하면 마음을 고쳐먹었다.
홍씨는 2년제 대학을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에 편입해 지난해 졸업했으며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주립대(SFSU)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전공은 정치학과 행정학.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인간답게 사는 것이 나의 희망”이라는 그는 전날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가로막은데 대해 “원래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즉흥적으로 한 행동”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내 물음(대통령 권한으로 강제추방을 중단해 달라는 것)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에 (서류미비 이민자) 200만 명 이상이 강제추방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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