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단독인터뷰…’비하인드 스토리’ 전해
"강남스타일과 말춤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데일리비스트는 29일(현지시간)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가수 싸이가 걸어온 길과 ‘강남스타일’이 태어나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보도했다.
싸이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서울 근교와 강남지역 28곳을 돌아다니며 48시간 동안 촬영을 했던 경험을 전했다.
’말춤’ 역시 싸이와 안무진이 30일 밤낮을 고심한 끝에 나왔다.
싸이는 "바닥을 기어다니는 ‘뱀춤’을 비롯해 온갖 동물을 흉내 내는 안무를 구상했다"며 "그러다 우연히 TV를 켰는데 뜰을 질주하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말춤"이라고 말했다.
그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국의 비벌리힐스라 불리는 강남의 문화를 비판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며 "단지 사람들을 신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가수 퀸과 에어로 스미스, 데프 레파드의 노래를 들으며 강남에서 자랐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부친은 외아들인 싸이가 사업을 물려받길 원했다. 하지만 오랜 설득 끝에 사업을 잇는 대신 외국에서 학업을 계속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내 1995년 보스턴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갑갑한 학업 분위기가 싫었던 싸이는 부모님 몰래 학교를 그만뒀다. 돌려받은 학비로는 컴퓨터와 전자피아노, 미디(MIDI)를 구입했다.
그 시절부터 싸이는 투팍, 닥터 드레, 에미넘 같은 힙합 음악을 접하기 시작했다. 급성장하는 랩 장르는 싸이에게 ‘나도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불어넣어 줬다.
그는 "’와우, 단어만 빨리 말하면 나도 가수가 될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듬해인 1997년 그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버클리음대에 진학했다. 1년 뒤 버클리대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집으로 편지를 보내는 바람에 모두 들통나긴 했단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2001년 타이틀곡 ‘새’가 수록된 1집 앨범 ‘Psy From The Psycho World’를 발매했다.
그는 당시 번쩍이는 의상과 엽기적인 춤을 선보이며 한국 사회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는 활동하기에 녹록지 않은 면이 많았다. 1집 앨범의 노랫말이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고, 다음해 발매한 2집 앨범은 ‘19금’ 판정을 받았다.
싸이는 입대와 관련한 쓰디쓴 기억을 떠올리며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사회에서 ‘삼진 아웃’ 된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인이 보수적으로 반응하는 사안인 검열문제, 병역비리, 마약복용에 자신이 전부 해당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이러한 몇몇 가지 일들에 대해선 상당히 도덕적 기준이 높다"며 "나는 심각한 문제를 세 번이나 일으켰고, 다른 가수들은 이럴 경우 다시 복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대마초 사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행히 싸이는 한국의 문화대사이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면서 그런 상황을 모면했다.
싸이는 자신을 받아준 한국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모든 한국사람이 내가 금메달리스트라도 되는 것처럼 응원해준다"며 "늘 조국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후속곡을 준비 중인 싸이는 미국 시장에서 아시아 가수들에 대한 편견이 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을 아시아 가수를 전혀 다른 부류로 여긴다는 생각에 미국 진출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찌하다 보니 이 자리에 있게 됐다"며 "미국 내 모든 업계 관계자들이 아시아인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싸이는 끝으로 ‘강남스타일’의 후속곡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주 후속곡 녹음을 마치고, 지금은 뮤직비디오와 안무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나는 웃긴 노래로 유튜브 열풍을 일으킨 가수로만 알려졌다"며 "앞으로는 마돈나처럼 초대형 콘서트를 여는 게 내 최종목표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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