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한인들이 ‘꽉 잡고’ 있다고 알려진 업종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탁소와 식료품점, 그리고 ‘뷰티 서플라이’다. 미국 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뷰티 서플라이 매장이 8,500개에 달한다. 전체의 80~90%에 해당하는 규모다.
뷰티 서플라이가 미주한인의 대표 사업분야로 떠오르게 된 데에는 70~80년대 세계시장을 장악한 한국 가발산업의 영향력과 더불어 일찌감치 관련업계를 개척한 벤스(Ben’s) 뷰티서플라이 임병주(72·사진) 회장의 역할이 컸다. 벤스 뷰티서플라이는 1988년 설립 이후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 휴스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세 군데 사업장에 450여명의 직원을 둔 최고 연매출 1억달러의 대형 업체로 컸다.
임 회장이 1968년 미국에 첫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그는 미용의 ‘미’자도 모르는 건축가였다. 미국의 건축기술을 배워갈 생각에 도미해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던 그는 이유 없이 자꾸 몸이 아파 찾아간 한인 의사가 “따뜻한 곳에 가서 머리 쓰지 않는 단순한 일을 하며 살라”고 조언하자 일을 접고 남부 휴스턴으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수년간 식료품점을 운영하다가 소매업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도매업에 뛰어들기로 하고 치밀한 분석 끝에 흑인을 대상으로 한 뷰티 서플라이 도매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매점 3곳도 운영해 월 1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두는 ‘대박’을 기록했지만 그의 성공에 힘입어 한인들이 소매업에 속속 뛰어들게 된 이후에는 다른 한인들과의 공생을 위해 소매점을 과감하게 닫았다.
“한 달 10만달러 이상의 이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죠. 하지만 다른 소매점도 모두 제 고객이었기 때문에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해 소매는 포기했습니다.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매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최근 들어 인도와 파키스탄 등 다른 소수민족들도 뷰티서플라이 소매업에 진입하고 있지만 임 회장은 오직 한인 고객과만 거래한다. “손익을 떠나서 회사 성장에 도움을 준 한인 고객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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