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루푸스(Lupus: SLE)를 아십니까? 얼마 전 ‘행복 전도사’라고 알려진 최윤희씨가 전신의 고통을 못 이겨 결국 남편과 동반 자살했다.
루푸스는 드물기는 하지만, 내과의를 하다 보면 가끔 만나게 되는 ‘자가 면역 질환’(Auto Immune Disorder)이다.
■사례 1
1년 전 20세 되는 여자가 6개월 동안 손 마디마디와 손목 관절이 쑤신다고 찾아왔다. 언뜻 들으면 류마티스성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같이 생각되는 증상이다.
그런데 자주 손끝이 새파랗게 변하고 퉁퉁 붓는다는 것이었다(Raynald’s 현상). 미열도 있고, 상당히 피로해서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했다(타이레놀이나 애드빌 같은 진통 소염제를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 병은 “전신을 침범하는 관절염 중에서 젊은 여자에서 잘 나타나는 루푸스일 가능성이 크고 비슷비슷한 자가면역성 질환이 많으므로 특수 피검사를 해서 감별 진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성 질환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자기 몸속에는 임파구와 항체가 있어서, 몸 밖에서 들어오는 각종 세균, 바이러스와 몸 안에서 생기는 각종 암세포를 공격한다.
즉, 자기 몸을 지키는 군대인 셈인데 이 군대에서 반란군이 생겨서 자기 몸의 세포를 공격하는 셈이다. 루푸스의 경우는 임파구와 항체가 자기 몸 여기저기, 특히 관절, 근육, 심장, 콩팥, 뇌 등 전신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하였다. 이 환자는 피 검사 결과 루푸스로 확진되어서 치료를 받고 경과가 많이 호전되었다.
■사례 2
10년 전 31세 되는 여자 환자가 얼굴 양 뺨에 붉은 발진이 생겨서 찾아왔다. 또 1주일 간 열이 나고 얼굴과 손목, 무릎이 부었다고 한다. 얼굴의 양 뺨의 반점이 코를 가로질러 마치 큰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이 보였다(Butterfly Rash). 이 반점은 루푸스의 특징이다. 그래서 정식 명칭이 ‘전신성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이다. 이 환자도 피 검사로 루푸스라는 진단을 내려 치료하여 경과가 좋아졌다.
루푸스는 위에서 설명한 대로 자가면역성 질환의 대표적인 병이다. 직접적인 발병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15~45세 여성에서 남성보다 10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증세는 미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극심한 피로감, 빈혈 등이다.
얼굴 양 뺨에 홍조성 반점이 나타나는 수가 많은데, 사례 1의 경우와 같이 안 나타나는 수도 있다. 햇빛에 노출되면 반점이 더 심해진다. 전신 관절, 특히 손목과 손가락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파진다. 심한 경우 심막염, 폐 늑막염, 신장염 등 내장에로 염증이 생기고, 뇌를 침범하면 우울증 등 정신병이 생긴다.
참으로 무서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빨리 의사를 찾아와 진단을 내려서, 치료를 철저히 해야 합병증이 계속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차민영<내과 전문의>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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