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지역서 자란 흑인 아동, 백인보다 미래 소득 낮아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흑인 아이들이 중산층 백인 아이들에 비해 어른이 된 후 적은 소득을 올리는 것은 열악한 이웃 환경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은 27일 퓨(Pew) 자선재단이 후원하는 연구 단체인 ‘퓨 이코노믹 모빌리티 프로젝트’가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흑인 아동과 백인 아동 간 미래 소득 수준 차이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앞서 2년전 1950~60년대에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흑인 아동 중 거의 절반은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백인 아이들에 비해 성인이 된 후의 소득 수준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연구팀이 1968년부터 현재까지 5천가구를 추적 조사한 결과, 빈곤층 거주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흑인 아이들은 소득 수준이 같은 가정에서 자란 백인 아이들에 비해 어른이 된 후 올린 수입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아이들 간에도 마찬가지로, 빈곤율이 10%까지 떨어져 살림살이가 나아진 지역에서 거주한 흑인 아이들은 빈곤율에 변화가 없었던 지역의 또래 흑인 아이들보다 어른이 된 후 더 높은 소득을 올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뉴욕대 사회학과의 패트릭 샤키 교수는 생활환경 중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이들의 장래 소득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더 연구해야 한다면서도 소득 수준이 같은 가정에서 자란 흑-백 아동들 간에 미래 소득 수준이 차이나는 이유가 생활환경의 차이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85~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백인 아동 중 빈곤율이 20%를 넘는 지역의 아이들은 전체의 6%에 불과한 반면, 흑인 아동의 경우 세 명 중 두 명 꼴로 빈곤층 거주지에서 자란 것으로 집계되는 등 흑-백 아동간 생활환경이 매우 달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좋은 생활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빈곤층 거주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 노선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그러나 중산층 흑인 가정이 아이의 장래를 위해 빈곤층 거주 지역을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많은 흑인 중산층 가정이 ‘흑인 밀집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에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빈곤층 거주 지역에 거주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중산층 흑인 가정이 너도나도 빈곤층 거주지를 벗어날 경우 해당 지역의 빈곤율은 더욱 치솟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빈곤층 거주지에 대한 투자를 늘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중산층이 떠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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