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방학을 기대했던 미국 학생들이 학력 향상을 위한 보충수업 때문에 우울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지난 달 오하이오주(州)는 신시내티시(市) 하위권 공립학교 13곳에 1달 간 추가 학기를 도입했으며, 주 내 모든 학교들에 20일간 수업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지난 8일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수업시간을 연장하는 법안을 제의했다.
매사추세츠주는 또 2006년부터 ‘확장학습시간(ELT)’안에 따라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교 26곳에 하루 수업시간을 1시간30분~2시간 연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수업시간 연장을 지지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안 덩컨 교육장관의 전략에 발을 맞춘 것이다.
덩컨 교육장관은 ‘하루 6시간 연 180일’ 수업시간이 농경시대식 교육 제도라면서, 이제 농사일을 돕는 학생들도 없고 가정에서 하교하는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도 없는 이상 수업시간 및 교육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1983년 연방 교육 보고서 ‘위기의 국가(A Nation at Risk)’는 점점 커지는 미국과 유럽ㆍ아시아의 학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7시간 연 200~220일’ 수업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LT 프로그램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매사추세츠 2020’의 크리스 가브리엘리 회장은 수업시간 연장에 가장 중요한 것이 도움이 절실한 최하위권 학생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위권 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과외나 예술 교육, 여름 캠프 등으로 새로운 배움을 얻는 기회이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수학ㆍ국어 공부 시간을 빼앗기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수업시간을 연장하면 더 많은 비용이 들며, 학교의 교육수준이 낮거나 교사ㆍ학부모의 참여가 낮을 경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연장된 수업시간을 훌륭한 교육과정과 접목해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차터스쿨(독립형 공립 초.중등학교)들의 네트워크인 ‘지식계발 프로그램(Knowledge Is Power Program:KIPP)’의 공공정책 담당 스티브 맨시니는 연장된 수업시간에 무엇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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